삼성 지역전문가 Diary.5

Day5. 시작

by 길가온

파견국과 한국은 꽤 멀었다.

새벽에 출발한 여정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겨우 도착한 숙소에서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긴장감과 기대감에 조금은 일찍 눈이 떠졌다.

창문에선 햇살이 비쳤고, 이국적인 풍경이 보였다.

지역전문가로 첫 발을 내딛던 순간이었다.


공기, 햇빛 그리고 분위기.

모든 게 새로웠다.



아침을 먹고는 신선한 고민에 빠졌다.

텅 비어버린 일정 때문이었다.


회사에서는 항상 바빴다.

회의가 끝나면, 또 회의가 있었고,

중간중간 실험을 하며 보고서를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를 구속하는 것이 모두 사라졌다.

'일', '시간' 모든 것이 말이다.



그래도 뭔가 바쁘게 움직였다.

여유가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 계약

핸드폰 개통

자동차 대여

환전

은행통장 개설



하루에 30,000보를 걸어 다녔다.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행복했다.



걷다 지쳐 청한 낯 잠은 달콤했고, 일어나면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좋았다.

뭘 해도 신이 났다.


음식을 먹어도,

유적지를 봐도,

책을 읽어도,

심지어 장보는 것조차 기뻤다.



가끔 그때 생각이 떠오른다.


꽉 조여있던 내게,

단비처럼 내려온 여유로운 순간.


바로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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