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의 효능은 맛집의 대표 인테리어 문구일까? 누군가 티셔츠에 '락의 효능'이라 새기고 나온 것을 언 듯 본 것 같다.
코로나 시절의 현금 지원금은 대부분 피자 값으로 나갔다. 25년 1차 지원금도 비슷했다. 뉴스를 보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이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는 햄버거 소비가 늘었다는 분석 기사를 보았다. 다른 사람은 햄버거였는데 나는 피자다. 피자에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피자는 내가 칼을 처음 잡은 기억을 소환한다. 복지관에서 홈피자를 배워온 엄마는 나에게 피망, 양파, 버섯 등의 재료 준비를 맡기고, 엄마는 도우를 준비했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어 도전한 첫 피자는 도우 대신 식빵을 사용한 버전이었다.
다음으로 피자는 오븐을 가지고 싶은 욕망을 가지게 한다. 내가 오븐에 대한 필요를 느꼈을 당시에는 가스오븐 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가스연결이 너무도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꽤나 오래 기다렸다. 기다리다 보니 광파오븐, 전기오븐, 에어프라이가 나왔다.
그리고 피자는 초등학생 친구 여럿을 집에 초대한 생일파티를 떠오르게 한다. 생일 파티 전에 집들이를 먼저 했었고, 집으로 초대된 아빠의 직장 동료분들에게는 꼬막 무침 등이 대접되었다. 초대된 분들 옆에 앉아서 열심히 꼬막을 먹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생일파티에는 피자가 올라왔고, 맛있던 꼬막무침 보다 더 맛있는 피자를 나눠먹었다.
이제 피자는 성공의 척도가 된다. 빵은 꽤나 정밀하게 계량하고, 온습도 조건을 잘 맞춰주어야 한다. 어린 시절 피자 속 재료만 준비해 본 까닭에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피자 도우를 준비했다. 엄마에게 묻지 않고 할 수 있다고 고집부려 몇 번의 실패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필요한 '강력분 밀가루'가 아닌 찬장 속 밀가루를 사용하는 등으로 여전히 상황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그래도 꼭 지키는 게 있다. 바로 물과 밀가루의 비율, 이스트의 발효조건이다.
오늘 꽤나 시원해진 날씨에 소비쿠폰으로 피자 대신 피망, 버섯을 샀다. 오늘의 성공 여부를 확인해 본다.
오늘의 평가:
큰 양파를 3개나 넣었더니 달았어요.
도우의 모양은 항상 제멋대로예요.
-속재료
:피망 2개, 새송이버섯 400g, 양파 큰 것 2-3개, 간 돼지고기 200-300g, 월계수 잎 4장, 오레가노 가루, 우스타소스, 케첩
1. 양파의 껍질을 벗기고 씻은 뒤 다져 준비한다.
2. 피망에 칼집을 내 속의 씨앗을 제거한다. 다져 준비한다. 파프리카에는 매운맛이 없으나 취향과 상황에 맞춰 준비한다.
3. 새송이버섯의 뿌리를 제거한 뒤 다져 준비한다.
4. 궁중팬에 간 돼지고기를 약한 불에 천천히 볶는다. 이때 약불로 천천히 하면 돼지고기가 크게 뭉치지 않고 작게 작게 뭉쳐 익는다. 작게 뭉치면 다른 재료와 동시에 씹혀 더 맛있다.
5. 돼지고기가 모두 익으면, 준비된 재료를 모두 넣는다.
6. 오레가노 가루, 월계수 잎, 우스타소스, 케첩을 취향 것 넣는다. 오레가노는 '피자' 느낌, 월계수 잎은 잡내 제거, 우스타 소스는 감칠맛, 케첩은 짠맛을 낸다.
7. 채소의 숨이 죽고, 채소에서 빠진 습기가 모두 마를 때까지 가열한다. 넣은 월계수 잎은 먹지 않도록 빼서 버린다.
-도우
:강력분 300g, 소금 6g, 설탕 12g, 식용유 2큰술, 이스트 8g, 물 180ml
1. 강력분을 계량하고 큰 볼에 넣는다. 이때 강력분이 없다면, 중력분도 사용가능하다.
2. 이스트를 계량하고 볼에 넣는다.
3. 볼에 식용유 두 큰 술을 넣는다.
4. 물을 끓이고 계량한다.
5. 계량된 물에 분량의 소금과 설탕을 넣어 녹인다.
6. 물의 온도가 손으로 만질 때 뜨겁지 않은지 확인하고 볼에 넣는다. 너무 뜨거우면 이스트가 죽는다.
7. 재료가 모두 섞이게 손으로 치댄다. 이때 던지듯 치댄다.
8. 반죽을 동그랗고 예쁘게 뭉친 뒤 물기를 꼭 짠 타월을 볼 위에 올려 수분 증발을 방지한다.
9. 발효를 시킨다. 이때 날씨에 따라서는 전기매트 등을 이용해 발효 온도를 맞춰준다.
10. 30분 정도 뒤 봉긋해진 반죽의 발효를 끝낸다.
11. 당일 사용하지 않은 도우는 냉동 보관 후 추후 사용 가능하다.
-피자 굽기
1. 오븐을 230도로 예열한다. 230도는 꽤나 높은 온도로 자주 들여다보며 익은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2. 도우를 오븐 용기에 맞춰 늘린다. 피자 도우를 늘리는 기술이 없는 경우, 밀대를 이용한다.
3. 도우에 포크로 구멍을 내준다. 구멍을 내면 도우가 고루 익는데 도움이 된다.
4. 소스를 취향껏 도우에 올리고 피자 치즈도 취향껏 올린다. 치즈 위에 케첩을 뿌려 좀 더 자극적인 맛이 되도록 해도 좋다.
5. 예열된 오븐에 피자를 넣고 피자도우가 익고 피자 치즈가 녹을 때까지만 가열한다. 이때 피자가 용기에서 떨어진 여부로 도우의 익은 여부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