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공부를 잘했던 친구는 고등학생 때 이런 말을 했다. "극장에 걸리는 영화는 뒷 전개가 뻔한 경우가 많아서 식상해." 나는 이해할 수 없었고, 세월이 흘렀다. 나도 이젠 친구와 비슷한 식상함을 느껴지는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 든다.
하지만 수입되는 영화는 조금 다르다. 왜냐면 재미를 위한 영화는 국내에도 충분히 많으니 외국의 영화 중 재미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더 수입하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 주인공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의 영화. [백만 엔 걸 스즈코]. 그녀의 삶을 따라간 영화가 꽤나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당시에는 감상문을 적지 않았고, 감상문 적기를 통한 돌이켜보기를 하지 않은 터라 내용은 까먹었다. 다만 꽤나 신선한 이야기였단 느낌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비슷한 느낌의 포스터를 건 영화를 골랐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프로 복서 케이코의 이야기다. 그녀는 직장인이자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다음 시합을 준비하던 중 초심 흔들리기도, 체육관이 문 닫는단 발표가 나오기도 한다.
새로운 도장을 소개받으며 복서의 길이 끊어지지 않을 것 같아 내가 대신 기뻤다. 하지만 케이코는 거절한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
케이코가 원한 건 어쩌면 관장님, 체육관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 아니었을지 생각해 본다.
결과가 즐거운 일이 아닌 과정이 즐거운 일
영화 관람을 통해 내가 찾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며 검색도 해보았다. 역시 다른 사람의 감상문은 나의 감상문 작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걸 느끼며, 짧은 감상문을 마친다. 감상문에 지금의 생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