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회사원: 움직이기 전의 망설임

by 길고영

오랜만에 학회에 얼굴을 비춰보기로 한다.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다녀오세요란 기조에 움직이지 않았던 엉덩이가, 눈과 귀를 대신해 주세요란 말에 움직인다. 상사의 진급으로 바빠진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걸까? 원래라면 눈과 귀를 대신해 달란 말 대신 그가 직접 움직였을 일이다.


아침 일찍 움직이는 일정에 따라 버스, 자차, 택시를 비교해 본다. 작년에는 당일 출장으로 [대전역] 앞 골목길에 차를 주차했었고, 가계 사장님과 마찰을 빚은 전적이 있다. 가게입구가 아닌 자리, 사장님은 365일 주차하는 자리를 내가 뺐었다고 하셨다. 주차장에 주차하려다가도 대전에 도착하는 날의 일정 때문에 망설여진다. 차가 애물단지처럼 느껴진다. 너무 이른 새벽이라 콜택시를 미리 예약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짐을 꾸리고, 일정은 내일, 모래.

필요한 짐들을 머릿속에 정리해 본다. 필요한 건 사면되지란 편안한 마음은 언제쯤 먹어질런지.


밤 10시나 되어서야 입실할 수 있다는 숙소. 6시에 마치는 학회 사이의 시간을 낯선 반포한강공원에서의 산책으로 채울 수 있을지도 고민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상문: 허무의 이해. [미스터 노바디]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