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 대표님의 세바시 강연을 듣고.
장강명 작가님의 책 속 작가 소개란에서 그믐을 알게 되었다. 온라인 독서모임, 그믐. 두 번의 독서모임 중 첫 번째는 중도포기, 두 번째는 [싱글챌린지]로 하였던 것. 그 모임의 대표님이 세바시 무대에서 자신의 세상을 바꾼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 4월 급작스럽게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삶의 시간이 12개월 남음을 선고받은 김새섬 대표님. 5개월여가 흐른 지금의 평온을 얻은 과정을 소개한다. '요양을 하지 마세요, 오히려 마지막순간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교모세포종 환자는 인생이 40배속으로 흘러가요'. 대표님이 접한 무수한 말들 중 고르고 고른 두 문장. 나도 따라 되뇌어본다.
대표님은 인생책으로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를 꼽는다. 수용소 안에서 끝내 체념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몰입, 사랑과 경험, 시련을 대하는 태도.
그가 말하는 ‘시련을 대하는 태도’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죽음을 앞두고도 이렇게 살아내는 그의 모습 자체가 태도라고.
대표님이 마지막으로 원한 행보는 글쓰기였지만, 이제는 오랜 집중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대신 팟캐스트를 개설해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지금이 좋다고, 그렇게 고백한다.
오늘 나는 그 덕분에 ‘시련’이라는 단어를 새로이 본다. 시련을 요리조리 피해온 나를 떠올린다. 끝을 정하지 않은 지금의 일기 쓰기에 '시련 피하기'를 정의해 본다. [연재 중 브런치북]의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일정을 월, 목으로 줄인 결정. 이것이야말로 내가 요리조리 피한 것이고, 감당할 수 있는 한계일 것이다. 그럼에도 '피할 것을 하기로 한 결정', 일기를 써보자는 시작이 있음에 가능함을 잊지 않는다.
부디 지금 정한 연재의 속도를 지키고, 정하지 않은 끝에서 만날 나에게 이글이 편지가 되어 도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