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행사를 유심히 보면 책에서 만나던 작가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장강명 작가님, 천선란 작가님 그리고 어제 김초엽 작가님을 만났다. 강연 신청을 위해 알람을 맞춰놓고, 강연을 듣기 위해 스케줄을 조정까지 했었다.
제일 처음이었던 장강명 작가님 강연을 통해선 장강명 작가님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천선란 작가님을 통해선 작가의 사생활을. 김초엽 작가님에겐 내 문장을 들려드렸다.
책을 짓는 사람들은 회사원과 같은 루틴을 가진다고 들었다. 그리고 천선란 작가님을 만났고 그의 사생활을 들었다. 개인의 관심사가 아닌 공동의 관심사를 다루고 싶다는 개인의 사명하에 뉴스를 항상 틀어두고, 산책/글쓰기를 시간을 정해두고 지킨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참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았다.
감상문이라는 창을 통해 글을 써오던 내게, 이번엔 김초엽 작가님을 만나는 기회가 왔다. 연구자에서 소설가라니. 그 전환엔 어떤 결심이 있었을까?
연구자란 공통점을 붙잡고 그의 작가 초년생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에 소질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뮤지션의 삶'을 보고 자랐다. 아버지는 '나를 먹여 살릴 직업을 가질 것'이란 당부의 말을 했고, 결국 작가의 길을 잡지 않았다. 그럼에도 'SF 공모전'의 기회가 닿을 때마다 노력을 놓지 않았다 했다. 그리고 연구자의 삶과 본인의 성향이 맞지 않음을 깨닫고, 구할 수 있는 작법서, SF 소설책을 모두 구해 고치 속을 채우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받겠다는 진행자의 말에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다소 급히 준비한 질문지를 떨리는 음성으로 읽었다. 내가 가장 들려주고 싶었던 문장을 읽는다.
[작가님은 이야기를 풀어내시지만 저희가 느낀 건 모두 현실문제의 단면이었습니다. 저는 관내분실을 통해서 책에 쓰여 앵무새같이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가장 좋아했지만 써둔 감상문 속 내용이 빨리 떠오르지 않아 아쉬웠다. 그럼에도 독자가 느낀 감상을 원작자에게 말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오늘 오후에는 윤정은 작가님이 오신다고 하니 늦지 않게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