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에서 이어집니다.
6개월 전
공모전 멤버 모집 공고가 게시판에 걸려 있다. 공고의 제목 때문인지 방금 올라온 게실글임에도 조회수가 높았다. [이력서 한 줄 NO. 용돈벌이 하실 분 대모집]. 이력서 한 줄을 위해서 대외활동을 하는 동기들 틈바구니에서, 이력서보다 용돈벌이를 목표로 내세운 제목에 흥미가 갔고, 어제 쓰던 가계부 생각에 눈길이 더 갔다. 추후 상금의 배분 시를 상정하고 팀원도 한 명이나 두 명만 구한다고 적혀있다. 나는 공모전도 궁금했지만, 그런 이유를 보란 듯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일지 더 궁금했다.
게시글의 안내에 따라 링크로 들어가 내 간단한 인적사항과 공모전에 참여하는 이유를 적었다.
[궂은일 가리지 않고 잘함. 저도 용돈벌이 하고 싶어요.]
제출 버튼을 누르고 얼마 있지 않아서 내게 금방 문자가 왔다. [내일 A 카페에서 만나서 모임 이야기 할래요? 10시, 1시, 3시, 5시 중 되는 시간 말해줘요.] 나는 시간표와 알바시간을 머릿속에 그리다가 시간을 정해 이렇게 적었다. [감사합니다. 1시에 시간 괜찮으실까요?] 문자 전송 후 게시글을 다시 보고 싶어서 들어가 보니 게시글은 내려갔는지 없어져 있었다. 약간 이상함이 느껴졌지만, 면접약속, 용돈벌이 등의 키워드에 심장이 약간 빠르게 뛰었다.
1년 전
밥솥이 칙칙 거리며 일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평소라면 알람소리용으로 맞춘 노래의 끝 소절까지 듣고 일어나는 나이지만, 이상한 기분에 잠에서 한 번에 깼다. 주방을 지나처 안방으로 갔는데 아빠가 없다. 핸드폰을 찾으러 방으로 가다가 발가락을 모서리에 찧었다. 항상 이런 편이다. 마음이 급하면 마음만 급해지고 동동거리지만, 몸이 잘 따르지 않는다. 발을 콩콩 딛으며 방으로 가서 가방 안 핸드폰을 확인한다. 배터리가 나가 전원이 꺼져있는 핸드폰. 핸드폰에는 바탕화면 대신 당황스러워하는 내 얼굴이 비친다. 핸드폰에 충전기를 연결하고 전원이 들어올 만큼의 충전이 되자마자 전원을 켰다. 부재중 통화 30건... 화면 속 숫자를 보는 순간, 심장이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