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에서 ‘직원을 맞혀라’라는 레크리에이션이 있었다.
증명사진에서 이마, 코, 하관 등 일부만 잘라 문제로 내고, 누군지 맞히는 게임이다.
그 문제에 내가 등장하다니. 사진이 뜨자마자 여기저기서 손이 번쩍 들렸다.
진행자가 웃으며 덧붙였다.
“OO님은 입사 시 사진과 조금 달라서 문제로 냈는데, 그래도 잘 맞추셨네요.”
대학교를 4학년 때 만든 입사지원용 사진.
꽤나 마음에 들어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기저기 안 쓴 곳이 없는 사진.
포토샵의 힘으로 돌리고, 깎고, 희게 한 사진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그 ‘의술’ 이야기는 하지 않고,
대신 나이 듦에 따라온 더 도드라진 광대와 턱살을 보고 있었다.
워크숍이 끝나고 거울을 보다가, 어린 시절 시샘의 대상이었던 여동생이 떠올랐다.
인형처럼 예뻐서 유원지 나들이에서 사진기자들이 찍어가고 싶어 하던 아이.
그때 나는 그 인형 같음이 부러웠는데,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동생이 내 직장인 복장과 화장을 물끄러미 보던 시선.
그 시절 동생의 인형 같음을 나는 시샘하였는데.
동생은 내 직장인룩을 보고 어떤 마음이었을까?
잠시 우쭐했던 마음이 식어버린 지금 다시 거울 속 나를 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회자되는 말
성격은 얼굴에, 생활은 체형에, 본심은 행동에, 미의식은 손톱에,
청결감은 머리에, 배려는 먹는 방법에, 마음의 힘은 목소리에,
스트레스는 피부에, 차분하지 못함은 다리에, 인간성은...
이 10가지 중 '성격은 얼굴에'를 다시 되뇌어 본다.
오늘은 거울 속 나를 보며, 표정 속에 묻은 하루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