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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각로 강성길 Aug 15. 2017

자유여행

부모와 자녀, 때로는 따로  또 같이! 


다 큰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해외 자유여행 이면을 들려다 보자.


해외 자유 여행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부모나 자녀는  전 여행 일정이 즐거움으로 가득한 장밋빛이고 설렘으로 부푼 빨강 풍선이라고 나름 상상할 것이다.


과연 부모와 자녀(성인)가 함께하는 해외 자유여행의 끝은 해피앤딩일까?


스스로 가는 장소도 알아보고 비행기와 숙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조바심 아닌 의심까지 곁들어 가면서 '정말 잘 갔다 올 수 있을까' 하는  잔잔한 긴장감에 떨리기까지 하는 것이 가족 해외 자유여행일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에게 해외여행이 이처럼 가벼운 존재였나?


불과 10여 년 전쯤 일 것이다.


부모세대는 직장인인 경우 '선진지 견학'이라는 아름다운 명목으로, 모임이나 가족은 1~2년 동안 적금을 부어 가는 것이 '해외여행'

자체가 인생의 커다란 사건이었다.

또한 단체 여행이고 패키지 해외여행이었다.

심지어 해외여행 간다면 주위 사람이 소소한 노자돈을 주는 아름다운 미풍양속까지 있었다.


자녀세대는 부모세대와 달리 조기 영어회화 교육, 영어권에 영어 캠프 등으로 어느 정도 영어 대화 능력을 겸비했으며 더하여 대학 때에는 '어학연수' 등을 통하여 영어 대화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세대이다.


이런 이질적인 세대가 같이 해외 자유여행을 떠난다면 '무슨 일이든 터지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 혼자만일까?


 부모와 자녀(성인) 세대는  두 가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하나는

시간에 대한 접근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부모세대는 시간을 우선순위에 입각하여 제일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할 일에 최우선적으로 시간을 할애한다. 

 다시 말하면 공항에  도착하면,

 시간이 넉넉하고 부족하고는 관계없이  중요한 순서부터 즉, 비행기 티켓을 먼저 끊고, 짐을 부치고 한 다음에 보안검사까지 마치고, 최종적으로 비행기 탑승 게이트까지 가서 위치를 확인한  다음에야 비로소

여유 시간이 있으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면세점도 들르고 등 등 시간을 배분한다.

쉽게 말하자면 '중요한 일을 마치고, 남은 시간에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반면에 자녀세대는 시간의 계획이 선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하여 시간이 있으면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고,  한 다음 시간에 맞추어 비행기 탑승  체킹 하고, 

보안검사 시간을 남겨 두고 시간을 소비하고,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보안 검사하고, 

말하자면, '해야 할 순서에 따라 남은 시간을 그때그때 쓰고 다음으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예'로 탑승 게이트 위치를  먼저 알아본 다음에 면세점에 가는 것이 아니라 면세점을 먼저 들으고 물건을 구입한 다음, 시간에 맞추어 탑승 게이트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시간 흐름에 맞게 그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자녀세대는 편의상 시간 장소 선형 활용이라고 부르자. 

부모세대는 우선순위에 시간을 먼저  사용하고 난 다음에 남은 시간을 다른 일에 쓰는 일명 우선순위 시간 할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에 대한 이러한 상이한 태도는 아마도 인생을 살아온 경험의 결과물의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부모세대는 긴 세월 동안 시간과 연관된  세월스러운 인생 퇴적암이 존재한다.

시간이 마감되어서 낭패를 본 아픈 추억이 그 속에 여러 번 있을 것이다. 


반면에 자녀 세대는 시간의 경험 퇴적층이 아직은 퇴적 되기 이전이라 

시간이 마감되어서 난감한 일을 겪어 보지 않은 신선한 세대이다.

그러다 보니 선형적 시간 활용을 하는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 차이로 서로 짜증이 난다.


두 번째는  주 활동하는 '시간대가 다르다'는데 있다.


부모세대는 낮에 여행했으면 신체적으로 저녁시간에는 휴식을 취하여야 한다. 

반면에 자녀세대는  활발한 낮의 여행 뒤풀이를 저녁 늦게 까지 하여도 체력에 문제가 없다.


다음 날 아침이 어떠한가? 

부모세대는 어제저녁 일찍 휴식을 취한  결과, 새벽 일찍이 활동하게 된다.

반면에 자녀세대는 밤늦게까지 여흥한 관계로 아침 늦게까지 늦잠을 자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주 활동시간인 낮의 여행은  동일한데 신체적 차이로 부모는 당일 저녁에, 자녀는 다음날 오전으로 휴식 시간이 엇갈려 있다.


부모는 새벽 여행지의 감격적인 일출을 보려고 하는데 반하여

자녀는 여행지의  저녁 들뜬 분위기에 마음껏 취하려 한다.


이 차이로 함께 행동하기 어렵고 그로 인하여 상대방 이해 또한 쉽지 않다.


이 두 가지로 인하여 부모와 자녀는 온전히 해외 자유여행을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겉보기상 

싸우지 않고 부모와 자녀가 자유여행을 마치었다면 추측컨대  어느 한쪽은 굳은 결심을 했다.

'다음부터는 절대 "같이" 여행가지 않겠다'라고 말이다. 


만약에 다툼이 있었다면 

마음이 노출된 만큼 서로 상처를 남긴다.

서로를  이해하고 개선된 방향으로 가기는 어렵지만 부모와 자녀는 맞지 않는다고 사실을 알고 대비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된다.


 부모를 위한 자유 여행이라면  자녀들이 부모세대 특성을 고려하고 자녀들이 배려하면 된다.

자녀를 위한 자유 여행이라면 자녀들 특성을 부모가 이해하고 양보하면 된다.


자유여행이든 패키지여행이든 아니면 국내 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지 관계없다.


부모 자녀(성인)가 해외 자유 여행하려면 상대방 배려를 기본으로 하고 다음과 같이 하기를 제안한다.

'때로는  따로,   또 같이'

이 말은 식사, 이동하기 등 등은 같이 하고 

저녁 시간과 아침시간, 관광지 들러보기, 식사 주문 등 등은 때로는 따로 하는 것만이 

그나마 작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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