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월 공원

어른과 아이의 차이

by 오각로 강성길

2016.9.15(음력 8.15) 일은 추석. 백과사전 편찬위원회 Daum 백과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중추절·가배·가위·한가위라고도 한다. 한 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이므로 가장 풍성한 명절이다.` 또한 `추석에는 씨름·소놀이·거북놀이·줄다리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도 행해졌다.`


농경사회에서는 놀이를 통하여 사람들이 유대도 맺고, 농경산업 또한 유지될 수 있었다.

산업사회에서는 놀이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유아나 어린이들 사이에서 놀이가 낮은 수준의 `친구 사귀기` 흔적으로 남아있다.


추석날은 `조금만 먹어야지` 해도 이미 배가 빵빵하다. 앉아서 TV를 보는 것도 버겁다.

식구들 눈치 봐가며 슬그머니 일어나, 우리 동네 대구선 반야월 공원으로 나간다.

우리 아파트와 붙어 있기 때문에 넘어지면 정말 코가 닿는 공원이다.

공원이 형성된 것은 전 대구선 철길 자리인데 전 대구선( 대구와 영천을 잇는 철도 노선)은 대구역에서 시내인 신천동, 신암동, 동천동을 거쳐 그 당시 외곽 지역인 반야월로 해서 영천으로 가는 철도이었다.

시내구간이 2005년에 대구 외곽으로 이전되면서 철길에 공원이 조성되었다.

공원의 이름도 대구선 동촌 공원, 대구선 아양 공원, 대구선 반야월 공원, 대구선 안심공원 등으로 표기는 되어 지나 우리 동네 사람들은 그냥 `철길공원`또는 `공원`이라 부른다.


할머니분들 정자
IMG_20160918_155012.jpg 할아버지분들 정자

낮에는 나이 드신 어른 분들이 공원의 차도를 중심으로 구분된다.

오른쪽 공원 정자에는 할머니 분들이 차지하고 반대편에는 할아버지 분들이 차지한다.

특이한 점은 할아버지 분들은 정자는 나 두고 정자 옆에 개인 의자(본인이 갖다 논 의자:반드시 본인 의자에만 앉는다)에 앉자 쉬신다.

새벽과 저녁에는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이 차지한다.


오늘 낮에는 어르신 분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를 추석을 쉬러 서울 등지에서 온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이 정자뿐만 아니라 운동기구까지도 차지했다. 정자에 앉아서 무게 나가는 배을 비스듬히 두 팔로 바치고 아이들 노는 보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노는 것은 별것 없다.

타고 온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기구를 해보거나 또는 주변에 나무, 꽃, 잡초 등을 만져 보는 것이다.

그러다 애완견이라도 지나가면 쳐다보거나, 무서워서 피하거나, 아니면 만져보려고 하는 정도이다.


내가 쉬고 있는 정자 옆에 남자아이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동생인듯한 여자 아이는 그냥 따라다닌다.

그때 운동기구에서 놀던 아이가 다가오더니 들고 있던 장난감 총을 자전거 탄 남자아이에게 보여준다.

장난감 총을 만져보고 하더니 어느새 셋이 함께 어울려서 자전거를 뒤에서 밀기도 하고, 건드리고 도망가면 따라도 가고, 한 아이가 정자에 앉으면 같이 따라 앉고 그냥 뭐, 이런 것들이다.

말 한마디 없이 친구가 된 것이다.



어른들은 특히, 남자 어른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사회적 서열이나 신분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 친구는 고사하고 대화 시작조차 하기 힘들어한다.

나이, 고향, 직업,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 등등 파악되어야 말을 건넬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조건을 구비한 고등학교 동창만이 유일하게 친구가 되는 것이다.



맨 처음 고백

맨 처음 고백은 몹시도 힘이 들어라

땀만 흘리며 우물쭈물 바보 같으니

낼 다시 만나면 속시원히 말해야지

눈치만 살피다가 일 년 이 년 삼 년

눈치만 살피다가 지나는 한평생에~

송창식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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