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교 금호강

잠수교 같은 사회 지도자

by 오각로 강성길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안심도서관으로 향했다.

집에서 걸어가기는 멀고, 차로 가기는 짧은 거리에 안심 도서관이 있다.

자전거로 가는 것이 최선인데 날씨가 애매하다. 안개비 같은 가랑비는 도보(또는 자동차) 또는 자전거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

안개비 같은 가랑비는 자전거를 타고 가고, 가랑비라면 자전거는 끌고 우산은 쓰고,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IMG_20160918_120833.jpg 비 온 뒤 금호강 풍경

시내를 지나 금호강 둑길에 다다랐을 때 떠나올 때의 생각과 완전히 빗나갔다.

이유는 비 온 뒤 금호강 풍광이 자전거 타고 도서관 가는 것을 방해 정도를 넘어 걸어가는 것조차 더디게 하였다.

잊어버린 원래의 마음자리에 금호강 풍광을 핸드폰에 담기로 하였다.



IMG_20160918_120654.jpg 도서관 가는 금호강 뚝길

도서관 가는 금호강 뚝길은 신비로운 길이다.

평소에 자전거 타고 가면, 흙길과 자전거 타이어가 내는 하모니는 비발디-사계 봄에 왈츠처럼 상쾌하고, 바그너의 결혼행진곡처럼 감미롭다.

땅(흙)과 움직이는 자전거 그리고 연주자인 사람이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소리가 세상에 또 있을까?

하지만 소리의 즐거움도 비 온 뒤 금호강 풍광 앞에서는 뒷전으로 밀렸다.


IMG_20160918_113355.jpg 강물의 흔적

비 온 뒤 금호강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토해내느라 간밤에 심한 몸살을 앓았다.

강둑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몸살의 흔적을 남겨 놓았다.

멀리서 보면 군대 열병식을 보는 것 같이 질서 정연하게 보인다.

가까이 보면 쓰레기 더미이다.

한 발 물러서 본 우리 경제와 한발 다가가서 본 우리 정치와 유사하다.


IMG_20160918_113314.jpg 금호강 뚝 길 꽃

하지만 금호강을 품고 있는 둑에는 아름다운 꽃이 언제나 피어나듯이 시민은 희망적이다.

비가 와도 안 와도 꽃은 피었다.

지난겨울에도 눈 꽃이 피었듯이 말이다.


IMG_20160918_143112.jpg 율하동 잠수교
IMG_20160918_122039.jpg 방촌동 잠수교
IMG_20160918_122333.jpg 방촌동 잠수교 쓰레기 제거 작업 모습

집에서는 `도서관 간다`고 나왔지만 도서관은 금호강에 도취된 나를 깨어나도록 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곳은 이미 도서관에서 200M 이상 지나온 잠수교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금호강에는 3개의 잠수교가 있다.

우리 집에서 도서관 가는 길 방향으로 2개가 있고, 하나는 반대편 즉, 상류 쪽으로 1개가 있다.

금호강과 주민이 소통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잠수교이다.

홍수가 나면 강물이 원할이 흐르도록 물속으로 몸을 낮추고 주민이 금호강으로 나오면 강 품 안으로 이끌어주는 다리이다.

비 오는 날 부침개 생각나듯이 잠수교를 바라보면서 쓰레기를 치우는 중장비와 잠수교 닮은 사회 지도자가 그리워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IMG_20160918_130952.jpg 옛 대구선(대구-영천) 아양철교


IMG_20160918_131720.jpg 옛 대구선(대구-영천) 아양철교
IMG_20160918_124148.jpg 동촌유원지 다리(사람만 다니는 다리)

금호강에는 잠수교 이외에도 주민의 사랑을 받는 다리가 더 있다.

옛 대구선 철길은 대구선 교외 이전 계획에 의하여 지금은 대부분 철길이 공원화되었고 아양철교도 주민이 다닐 수 있도록 최소한의 편의 시설만 수리하고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다리 중간에 주민이 `차와 쉼`을 할 수 있도록 거슬리지 않은 작은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거슬리지만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장소 즉 사회가 되길 바라서 일까?

청년뿐만 아니라 노인분들까지 이곳을 즐겨 찾는다.

차와 사람이 다니는 다리는 차가 우선이 되도록 대부분 설계가 되어 있다.

금호강에는 사람이 우선인 다리가 있다. 동촌 유원지에 있는 다리이다.

자전거와 개, 고양이도 사람과 함께 다니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비 온 뒤 금호강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자연적으로 흐르는 강물이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