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 지지 못한 만남에 대하여
우리는 점.
담담히 버텨낸 걸음은
울음이 되었고.
그리움 가득한 사람은
계절이 되었다.
정처가 없어진 바람에
슬픔을 얻는지
위로를 얻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
무한히 펼쳐지는 것이라면,
우리는 점이 되어
서로 마주 보지 않고
길어져가는 직선이 되겠지.
걷다가 또 걷다가.
삼각형 이어도 좋으니
사각형 이어도 좋으니
아니,
동그라미로 이어져도 좋으니.
우리가 이어지는 날
멋쩍은 표정을 짓고
말없이 손을 잡자.
저 골목길의 끝.
희미한 흰 점으로 보이는
저 작은 빛이 당신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