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공허하나 가득 찬 것이 바다라 하였던가요.
내 마음과 닮은 것 같아. 바다를 보러 갔지
치기 어린 심정으로 바다에게 하소연을 풀어댔다.
멍든 것을 도려내 본 적이 있니
닳아 없어진 이곳을 메꾸어 줄 수 있겠니
난 생각해 그리고 맹렬하게 온전해.
변하지 않을 것 같이 마름 같은 마음을
미동하지 않는 저 바다에 처박힌 돌바위처럼
오랜 세월 깎아 내어 줄 파도 같은 집념과
아우성을 기대하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게 쉽겠니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니
그게 어려우니 그게 어려운 걸 알고 있으니
난 더 강하게 처박혀 가는 것일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