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몽 Mar 27. 2024

문신이 무슨 예술이야

국내 최초 공공의 지원을 받은 문신전 후기 2탄

안녕하세요, 사진예술가 길몽입니다.

모두 좋은 꿈 꾸셨나요!?


  기획자로서 참여한 타투이스트 10인의 전시 <문신전 - 찬란하고 영원한>에 대한 2번째 글입니다. 제목에서 보셨다시피 타투가 예술인가에 대한 논의를 문신전에 참여한 10인의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오직 한국만이 불법인 타투는 회화의 한 장르인데요. 창의적인 창작 과정이 불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질 때 예술로서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위법적인 행동은 오직 금기되어야 하는 지를 타투라는 장르를 통해서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짧게 말하면 법이 먼저냐, 예술이 먼저냐 라는 것이겠지요. 이번 글에서는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간단한 여지를 피상적으로 제시해보려 하는데요. 법과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까지 넘어가지 않으니 편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첫 번째 글을 안 안 보신 분을 위해 아래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https://brunch.co.kr/@gilmong/14



자극을 좇는 현대미술


  문신전 후기에 앞서 현대미술에 대한 이야기부터 잠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미술 안에는 단어 그대로의 해석인 '동시대의 미술'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실제 현대미술의 개념은 매우 막연합니다. 시대로 구분짓기도 모호하고, 개념적으로나 형태적으로 명확히 정의내리기 어렵죠. 그렇기에 현대미술은 어렵습니다. 현대미술은 20세기 전반기에 전위적인 미술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 각지에서는 과격하고 혁신적인 미술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는데요. 프랑스의 야수주의와 입체주의, 독일의 표현주의, 이탈리아의 미래주의, 미국의 다다이즘 등 각각이 지향하는 바는 차이가 있었지만 전통적인 예술에 대한 거부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2개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현대미술하면 빠질 수 없는 뒤샹의 <샘>은 실제 소변기로 작품을 제작해 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 이미 존재하는 것에 새로운 가치나 철학을 부여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샘>은 당시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현대미술의 시초라고 불릴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죠.  

  우측의 박제된 상어는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부유한 작가라고 알려진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입니다. 죽음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는 데미안 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하나이지만, 그의 자극적인 작품으로 인해 항상 비판이 뒤따르고 있죠. 죽음을 소재로 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이후로 훨씬 더 자극적인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작가의 실제 피를 가지고 만든 작품(마크 퀸의 셀프)이나, 불법적인 방법(절도나 표절)으로 제작 된 작품 등의 등장으로인해 현대미술은 자극만을 좇는다며,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의 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현대미술은 큰 각광을 받기도 합니다. 



현대미술과 타투의 공통점과 차이점


  기존 예술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현대미술의 핵심은 전통에 대한 거부입니다. 그리고 타투는 예술의 한 형식으로 인식되지만 장르 자체가 불법입니다. 오직 의료인만이 타투를 시행할 때 합법이며 그 외의 타투는 모두 불법으로 취급받습니다. 그렇기에 타투는 그 자체만으로 온갖 혐오가 '합법화'됩니다. 오직 한국만이 불법인 타투는 'do', get' 대신 '시술하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하지만 미용 문신을 비롯한 타투를 받은 인구는 1300만명으로 국민의 4분의 1정도가 타투 경험이 있는데요(보건복지부). 이 정도면 타투는 아마 사진 다음으로 가장 대중적인 예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타투를 이야기하기 전, 현대미술에 대한 언급부터 진행한 것은 이러한 아이러니 때문인데요. 타투의 회화성으로 인해 그것이 예술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불법인 탓에 사회적으로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현 시점의 예술은 전통적 질서를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파괴하며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갑니다. 그 방식이 심지어 '불법'이거나 '도덕에 반하는 것'이더라도, 그것이 '예술'이라는 명목 하에 어느 정도 감안을 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투는 그것이 얼마만큼 대중적인지, 어느 정도의 예술성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장르가 어느 정도로 다양한지, 역사는 어떤지, 어떠한 기술이 필요한지,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전세계적으로 한국 타투이스트의 위상이 어느 정도의 위치인 지 등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직 그것이 보기에 불편하고, 아직 불법이라는 이유로 혐오하고 배제합니다. 동시대의 예술이 추구하는 방향과 우리의 태도가 정반대라는 것은 타투라는 장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의 예시로 '불법'적으로 제작된 작품을 예시로 들었으면 비교가 더 명확했겠지만, 조금 더 포괄적인 대비를 위해 위의 두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미술관으로 들어선 타투 


  현대미술이 좇는 자극적인 흐름을 옹호하며 예술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불법적인 행태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닙니다. 우리는 현대미술의 흐름과 오직 한국만이 불법인 타투 장르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할 지 각자 생각해보자는 것이죠. 24년 3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스치프의 전시 기간이 연장되었는데요. 그만큼 미스치프 전시의 인기는 실로 대단합니다. 미스치프는 브루클린 기반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 콜렉티브 그룹인데요. 그들은 스스로를 무엇이다 정의내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스치프는 나이키와 협의 없이 실제 성수가 들어간 예수 신발과 사람의 피가 들어간 사탄 신발을 출시하거나, 유명인의 얼굴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초상권 동의 없이 판매하는 등 다양한 불법적인 예술 활동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대 남녀가 벌인 경복궁 담벼락 스프레이 테러의 2차 모방범은 블로그를 통해 '죄송하다, 아니 안 죄송하다'라며 자신은 '미스치프처럼 짓궃은 장난을 벌인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악동 미스치프에 심취한 탓일까요. 그의 주장은 누가 봐도 용납되기 힘들었죠. 우리는 그럼 무엇을 불법으로 금해야하며, 어디까지 불법이더라도 허해야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생각을 펼칠 여지는 많을 것 같습니다.  


  타투가 미술관으로 들어왔습니다. 불법인데도 말이죠. 국가에서 법제화되지 못한 체 방황하고 있는 예술이 미술관으로 들어 온 것입니다. 그것도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아주 다양한 형태로 말입니다. 서양화, 동양화, 한국화, 팝아트, 추상화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회화의 종류처럼 타투의 종류도 다양한 것 알고 계신가요? 이번 <문신전>은 10명의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진 타투이스가 참여했으며, 스타일뿐 아니라 작품의 형태도 다채로웠습니다. 작가가 아닌 전시 기획자로 참여하며 가장 우려했던 점은 전시 작품의 다양성 부족이었습니다. 타투이스트의 '도안 혹은 사진' 전시가 진행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요. 하지만 도안과 사진을 비롯해 터프팅, 아트 토이, 원화, 전사지 모음, 연, 보드 등 다양한 작품으로 전시는 정말 풍성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위에서 언급한 질문에 문신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대답을 대신해보려 합니다. 


1. 타투이스트 무아 작가 (@mua_work)

  타투 장르의 오리지널리티는 오직 '신체'에 있습니다. 카텔란이 미술관 관장을 전시했던 것처럼 사람을 전시해 장르의 원형을 살릴까, 퍼포먼스로써 타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줄까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고민 끝에 장르의 오리지널리티를 위해 무아 작가님에게 원화 작품을 부탁드는데요. 다행히 흔쾌히 수락해 주셨습니다. 춘천에서 활동 중인 무아 타투이스트님은 타투를 할 때와 동일한 펜드로잉 형식의 원화를 가지고 와 주셨습니다. 다행히 무아님의 작품으로 인해 타투 장르의 오리지널리티를 어느 정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타투 스타일과 원화를 그릴 때의 스타일이 다른 분들도 가끔 계셔서 꼭 무아님의 원화 작품을 전시하고 싶었습니다. 


2. 타투이스트 그리드 작가 (@greedorbs)


 '그리드', '리리', '헬벨'님은 전시 작품의 다양성을 살려주신 일등공신이었는데요. 그리드님의 작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드님은 23년 한 해 동안 실제로 사용했던 전사지를 모아 또다른 작품의 형태로 액자와 보드를 제작했는데요. 이러한 아이디어는 정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전사지는 타투의 기초 단계로 몸에 본을 뜰 때 사용하는 종이인데요. 전사지를 인쇄해 몸에 붙이고 떼면, 그곳에 그림이 남겨집니다. 사용한 전사지는 일반적으로 버려지지만, 그리드님은 그것을 모아 새롭게 작품을 제작한 것입니다. 작품에 활용된 전사지는 실제로 누군가의 몸에 타투가 진행된 흔적들이며, 그리드님의 1년 간의 아카이빙입니다. 그래피티로 그림을 시작한 그는 보드라는 소재로 작품을 제작해 자신의 기반인 스트릿 컬쳐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전사지를 모아 만든 작품은 그의 이름 그대로 창작에 대한 '욕심'이 느껴지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3. 타투이스트 헬벨 작가 (@hellbell_ttt)


  헬벨님은 자신의 시그니쳐(?)인 발키리 그림과 아트토이를 함께 가지고 와주셨는데요. 헬벨님만의 독보적인 감성과 스타일을 그대로 살린 그림과 피규어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타투의 예술적 가능성에 대해서 엿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헬벨님의 작업을 입체화한 발키리 흉상은 가장 높은 소장가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시리즈물로 제작되는 것을 기대해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네오팝 아트와 아트 토이를 좋아해 헬벨님의 작품은 제 마음 속 1순위였습니다. 헬벨님의 작업을 타투와 아트토이 함께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4. 타투이스트 리리 작가 (@ri.8.ri)


  리리님 타투의 특징은 '색감과 그라데이션'이 아닐까 싶은데요. 저는 타투 비전문가로서, 바늘을 통해 잉크를 주입하며 어떻게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을 줄 수 있는 지 방법이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단순히 한가지 색을 채우는 패킹이나, 블랙 앤 그레이 작업에서 한 가지 블랙 색상을 진하고 연하게 표현해 그라데이션을 주는 것이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색상이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 되는 리리님의 스타일은 정말 독보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리리님의 터프팅 작업은 자신의 스타일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기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여 터프팅 기법을 활용해 작품을 제작한 지는 모르겠지만 터프팅을 선택한 리리님의 안목과 주변을 멋진 색감의 액자로 함께 채운 리리님의 센스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리리님의 작품이 정말 실물 최고!)



5. 타투이스트 시월 작가 (@shiwol)


  색감하면 빠질 수 없는 타투이스는 바로 시월인데요. 시월은 사실 이 전시를 있게 만들어준 타투이스트입니다. 그로 인해 타투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많이 높아졌고, 타투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사라졌죠. 그리고 제게 예술에 대해서 가르쳐준 것이 바로 시월입니다. 장르는 다르지만 제 예술 선생님인 셈이죠. 시월 타투의 특징은 한국적인 소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축한다는 것인데요.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소재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축해내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시그니쳐 플라워 작품과 범고래 작품을 비롯해, 한지 위의 그의 도안을 모은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한지 위의 모인 그의 작품은 도안을 모아놓는 전통적인 타투샵을 상상하게 만드는데요. 미국에서 타투샵을 들렀던 적이 있는데, 그곳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6. 타투이스트 라겸 작가 (@ragyeom_tattoo)


  타투이스트 라겸님의 작업은 '작품'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타투인데요. 고풍스러운 화풍으로 전통에 대한 이야기를 피부에 담아내는 라겸님의 평소 타투 사진을 작품으로 가져오셨습니다. 조상들의 작업을 신체에 알맞게 번역하는 것을 즐기는 그녀는, 그것을 가지고 살아갈 평생의 시간을 상상하며 타투를 한다고 하는데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부와 석사를 졸업한 라겸님의 작품의 깊이는 제가 감히 헤아리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녀는 타투의 행위를 일종의 의식이자 제의라는 관점에서 부적과도 같은 역할이 주어지길 기대한다고 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염원을 담은 부적을 넘어 이야기를 담은 성전과도 같아보이는 것은 제가 라겸님의 팬이어서 그럴까요? 라겸님의 타투는 하나하나 깊이 새겨진 우리들의 성스러운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라겸님의 작업을 보면서 그 이야기를 마음껏 상상해보았고, 실제로 그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라겸님을 찾는다고 하는데, 라겸님의 작업을 원하는 분들도 저처럼 라겸님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이끌린 것일 지 모르겠네요. 



7. 타투이스트 팥쥐 작가 (@pot.g__)


  10명의 타투이스트 중에서 가장 자기색이 확고한 타투이스트는 팥쥐님이 아닐까 싶은데요. 전시에 참여한 10명을 넘어 그 어떤 타투이스트와 비교해도 팥쥐님은 팥쥐님만의 독보적인 자기의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적 올드스쿨 색감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이고 한국적인, 그리고 팥쥐스러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팥쥐님은 조선시대에도 타투샵이 있었다면, 그곳에 걸려있을 법한 그림으로 전시를 채워주셨는데요. '셀프 타투'를 하면서도 인상하나 찌뿌리지 않는 그녀의 그림처럼, 그녀는 독한 인간상과 삐뚤어진 빌런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팥쥐님의 작품은 그런 취향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작품에 잔뜩 묻어 있습니다. 팥쥐님의 전시 작품은 평소 타투스타일과는 조금 다른데요. 그녀의 평소 타투 스타일과 비교하면서 작품을 관람하면 더욱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타투 스타일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꼭 같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8. 타투이스트 멜란지 작가 (@melange.tattoo)


  이번 작품은 멜란지님의 그림과 사진인데요. 파란색을 주로 활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멜란지님은 파란색을 '가장 솔직한 감정이 담겨진 색'이라고 표현합니다. 색을 대하는 그의 태도 탓인지, 파란색의 작품은 차갑다는 인상보다 오히려 포근함을 불러일으킵니다. 파도와 푸른 용이 따뜻하게 피부를 감싸, 조선의 백자처럼 신체는 작품이 됩니다. 멜란지님은 작품을 인화하는 방식에도 정말 많은 고민을 한 것이 느껴지는데요. 멜란지님은 사진은 아크릴 인화 방식으로, 그림은 디지털 잉크젯 종이 인화와 캔버스 인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셨습니다. 실제로 작품을 관람할 때, 욕조 위에서 찍은 컨셉 사진은 빛이 반사되어 작품의 묘미가 더욱 살아납니다.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은 아마 멜란지님의 해일 것 같네요. 



9. 타투이스트 우위 작가 (@oo0wee)


  확신합니다. 우위님의 그림은 사람을 홀립니다. 우위님의 그림은 대중적이면서, y2k 감성이 묻어나는 트렌디한 그림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남녀노소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가장 좋아한 작품은 우위님의 그림이었는데요. 하지만 전시장을 지키며 우위님의 그림을 1주일 내내 본 저로서는 그의 작품 안에는 무언가 더 숨겨져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사람을 홀리게 만드는데, 실제로 우위님의 그림은 보면 볼수록 그 매력을 더욱 깨닫습니다. 우위님은 도안 모음과 사진을 연달아 걸고 그 옆에 커다란 작품 하나를 배치하였는데요. 가부좌를 튼 정체불명의 인물은 귀엽지만 그것에 대비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죠. 우위님은 시시각각 떠오르는 심상을 통해 그림을 그린다고 하는데요. 그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무의식이 어떤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해집니다. 



10. 타투이스트 누가 작가 (@nuga_ttt)


  누가님은 선명한 붉은 라인으로 동양의 소재를 그립니다. 문신전에 참여한 10분의 작가님들이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가지고 오셨는데요. 도안과 타투를 일치시킨 작가님은 누가님이 유일했습니다! 난과 나비를 그린 누가님의 난접도 그림과 사진은 실제로 도안이 어떻게 신체로 옮겨지는 지를 상상하게 만들어줍니다. 타투이스트는 단순히 그림만 그리지 않습니다. 그 그림이 어느 위치에 들어가야, 어떤 배치로, 어떤 굴곡을 타야 들어가는 지를 상상하며 그립니다. 그렇기에 도안을 골라 타투를 하는 것 외에도, 타투이스트에게 위치만 말하면 그 위치에 맞는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주기도 합니다. 누가님의 난접도 작품은 그가 가진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것 외에도, 타투이스트의 다양한 고민을 함께 선보인 것 같아 정말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국내 최초 국가의 지원을 받은 타투 전시를 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