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예술극장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 이야기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은 차별과 혐오로 가득한 세상에서 던과 써니가 푸른 나비들과 함께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던과 써니는 이 세상에서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존재들이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를 견디며 살아가던 그들은 우연히 만나 서로의 유일한 친구가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남과 같이 바꿔줄 바람의 샘물을 찾아 어둠의 땅, 거꾸로 자라나는 나무의 숲, 세상에서 가장 긴 강과 높은 산을 넘어 긴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과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한 세상이 그들에게 진정한 유토피아일까?
2024년 12월 22일, 모두예술극장에서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을 관람했다. 이 작품은 요정과 엘프가 등장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배우들의 곁에는 수어 통역 배우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대사를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대사, 무대 효과음, 음악의 분위기까지 모두 무대 양쪽에 설치된 모니터에 송출되었다. 맨 앞 좌석에는 휠체어석이 마련되어 있었고, 점자 리플렛도 별도로 준비되어 있었다. 차별받는 주인공 던과 써니를 돕는 두 명의 푸른 나비는 단순히 극 중 배우로 그치지 않고, '음성 해설'의 역할까지 담당하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뮤지컬을 관람하며 나는 이 무대 자체가 던과 써니가 찾아 헤매던 ‘푸른 나비의 숲’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걷는 것이 가능해 일상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그래서 차별 없는 세상을 바라면서도,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푸른 나비의 역할도 그랬다. 무대가 끝나고 리플렛을 보고 나서야 푸른 나비가 '음성 해설'까지 담당했음을 알게 되었다. 뮤지컬의 흡입력과 몰입감이 워낙 뛰어나 나는 그들의 역할을 온전히 '배우'로서만 받아들였고, 그것만으로도 무대는 너무나 훌륭했다. 비록 푸른 나비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음성 해설 역할을 함께 하고 있음을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푸른 나비가 돕고 있던 것은 단지 던과 써니뿐 아니라 우리 모두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이 모든 사소한 배려로 가득한 모두예술극장이 던과 써니가 꿈꾸던 유토피아 '차별 없는 세상'처럼 느껴졌고, 그것이 실로 가능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똑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내가 본 최초의 무대였다. 진정한 '배리어프리'를 경험한 최초의 무대였으며, 무대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감동적이고 즐거웠던 뮤지컬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무대가 더욱 많아져,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높은 퀄리티의 공연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길 바란다. 내년에도 재관람할 의지 무조건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