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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작가 Dec 06. 2019

직원실수 부추기는 리더의 완벽주의

실수를 부추기는 리더의 완벽주의 그 역설에 관하여

커피 한잔하고자 만났던 한 대표님은 흔히 말하는 완벽주의자였다. 작은 실수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면 결국 큰 실패로 이어진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셨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조차 하면 안된다고 입버릇 처럼 말씀하셨다. 그런 대표님은 조심스럽게 최근에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이 회사 직원들도 대표님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 이 회사에서는 고객들과 주고받는 이메일 하나하나에도 정말 긴장하면서 조심스럽게 보낸다고 대표님은 말씀하셨다. 


하지만 최근에 한 직원이 실수를 저질렀다. 

고객사에 이메일을 보냈는데 중요한 파일을 첨부하지 않고 보낸 것이었다. 실수를 알아차리고 사과 메일과 함께 파일을 첨부해서 다시 보냈는데, 대표님이 굉장히 화를 냈다고 하셨다. 직원은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사과했지만 화가 풀리지 않아서, 몇 번이나 호통을 치셨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사에게 보내는 이메일은 보내기 전에 다 대표님에게 검열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대표님이 직접 고객사에 메일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대표님이 첨부파일을 빼먹는 같은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대표는 보내고 나서 그 사실을 몰랐지만, 직원들 대부분 알아차렸다고 한다. 여기서 더 문제는 어느 한 명 나서서 그것을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나중에 말하기를 대표님이 왠지 화를 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무려 하루가 지난 뒤에야 고객사로부터 첨부파일을 넣어 달라고 메일이 와서야 대표는 첨부파일이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대표님은 왠지 억울했다고 한다. 직원들이 자꾸 실수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일일이 모든 메일을 체크했고, 그러다 보니까 본인도 실수를 했다는 것이었다. 더 그랬던 건 아무도 첨부파일이 빠졌다고 말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대표님은 위 이야기를 하면서 참 답답해 했다.


직원들의 실수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혹자는 용납하여야 한다. 아니다 실수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용납해서는 안된다 등 실수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로 나뉜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리 완벽한 사람도 업무 중에 실수를 한다. 꼼꼼한 직원도 공지글에 오타가 있는 걸 여러 번 보곤 했다. 즉 실수는 최소화하는게 맞지만, 실수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내 생각에 아래 2가지 관점에서 고민해봐야 한다.


1. 실수를 줄이는 건 맞다. 하지만 더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건 개인의 실수가 대형 악재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발견하고 막아야 한다. 즉 개개인의 실수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한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재무 부분, 개인정보를 다루는 데이터, 서버 등 한 사람의 실수가 대형 악재로 벌어지는데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이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2. 실수를 한 직원이 실수로부터 배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실수가 발생할 시 왜 문제인지 이게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문제인지 아니면 조직의 구조 때문에 발생한 건지 면밀히 파악하고,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즉 실수는 용납하되 실수로부터 배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용납하는 것과 책임을 지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실수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책임을 진다는 건 징계, 상벌 이런 책임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실수가 발생했을 때 해당 직원이 빠르게 인정하고, 실수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력이 최소화되도록 그 내용을 빠르게 공유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실수를 한 직원이 중심이 되어, 왜 발생했는지 개인적인 차원에서 조직 차원에서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이게 진정한 의미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는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방법은 없다. 즉 현실이다. 실수가 없는 의사결정은 환상이자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실수를 없앨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새로운 실수만 할까 그리고, 기존 실수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했느냐 등이 매우 중요한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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