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리더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동료들과 팀워크를 하다 보면 우리는 갈등을 마주치게 된다. 그중 같은 팀 직원들끼리 갈등을 마주하게 되고, 그리고 내가 중재 역할을 해야 할 때 참 난감하다.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한 회사가 있었다. 그리고 한 팀에 개발을 담당하는 김서버 기획을 담당하는 이기획이 있었다.
김서버와 이기획은 서로 성향이 달랐다. 일단 김서버는 이기획을 말끝을 맨날 흐리고 답답하게 소통한다고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이기획은 또 김서버가 너무 말을 막하는 경향이 있다고 매사에 배려심이 별로 없다고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던 둘이 신규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중에 김서버는 개발적인 실현 가능성 그리고 염려가 되는 속도 저하 등의 예를 들어서 기획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기획은 이렇게 기획을 해야 사용자가 잘 찾아온다고 받아쳤다. 그렇게 프로젝트 내내 둘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김서버는 이야기 했다.
“왜 이기획님은 맨날 제 의견에 반대만 할까요?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제가 보기에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것 같네요.”
그러자 이기획도 날카롭게 답변했다.
“뭐라고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제 관점으로 보기에는 오히려 그쪽이 지나치게 자기 자신만의 프레임워크에 프로젝트를 맞추려고 해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평범한 서비스만 나오죠.” 그렇게 시작된 감정싸움은 점점 수위가 높아졌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에게 목소리를 높여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둘은 그렇게 싸우다가 주변을 의식하고 자리에 돌아갔지만 갈등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둘의 중재를 맡은 당신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여기서 누가 잘못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왜냐하면 잘못을 따진다는 것은 잘못을 이러한 상황을 만든 가해자가 있을 것이고, 자연스레 그것에 당한 피해자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보통 이런 갈등 상황은 가해자, 피해자를 딱 나누기가 애매하다. 이미 서로 입장 차이가 다르고, 업무적으로 봤을 때도 서로가 당연히 해야 할 말들을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자신의 관점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자양분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피해자 쟤는 가해자
갈등 상황을 잘 정의해보자. 김서버와 이기획은 서로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즉 상대방이 잘못해서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스스로는 피해자 상대방은 가해자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싸우는 동안 왜 자기가 피해자고 왜 상대방이 가해자라 인지 계속해서 설명하게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 서로 대화를 하면 할수록 당연히 감정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게 된다. 갑갑하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나서도 이런 상황만 생각하면 더 억울하는 등 감정의 잔재들이 남게 된다. 옛날 방식인 서로 사과하자 이런 식으로 끝내면 그렇게 소용은 없을 것이다. 저 사람은 가해자 나는 피해자라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문제를 덮어두는 방식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가 피해자이지만 가해자 역시 될 수 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서로 상대방의 잘못에만 집중하게 되면 계속해서 감정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일단 감정 먼저!
하지만 어떻게 깨닫게 해야 할까? 일단 서로 감정이 완화된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감정 때문에 시야가 좁아져서 상황 파악이 잘 안 된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완화된 후에 중재하에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그리고 이게 스스로가 피해자 일 수 있지만, 가해자 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 된다. 하지만 모든 갈등이 이런 식을 해결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감정도 완화되었고, 중재 하에 가해자 피해자 구도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서로 싫어하는 마음들이 계속해서 남아있고, 특히 그게 당사자들의 과거 피해의식 등과 결부되었다면 사실 이건 중재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선을 넘어가는 것이다. 이건 전문 심리 상담사의 영역이다. 이런 부분을 발견하면 자기 선에서 해결하지 않는 게 좋다. 방어기제, 피해의식, 과민반응은 문제는 현재에 벌어지고 있지만 과거의 경험, 트라우마로부터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히려 심리 상담을 추천하거나 아니면 다른 형태로 인사 조정 등을 통해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한계점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