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다 같은 회의를 위하여-
금요일 오후 2시다. 양사원은 오전을 허무하게 보냈다.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맛있는 점심을 먹은 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있었다. 다행히 이대로면 오늘 야근 없이 무사히 칼퇴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옛아 되었다. 그때 대표님이 외부 미팅을 다녀왔다.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오늘 급하게 회의가 있습니다.”갑작스럽게 회의가 잡혔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양사원은 다른 직원들과 회의실로 이동했다. 양사원 회사는 전 직원 5명이라 착석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후 2시 10분 회의가 시작되었다. 대표님은 오늘 회의 주제는 SNS 마케팅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갑자기 지금 우리가 마케팅 실행의 문제점에 대해서 조목조목 지적하셨다. 지난주에 올린 콘텐츠가 반응이 좋지 않았는데 그것에 대한 이야기 인 듯했다. 그리고 자기가 생각하는 개선점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50분이 흘러갔다.
문득 양사원은 이 회의를 왜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각자 마케팅이 잘못했으니까 혼내는 회의인지 아니면 자기 개선점을 잘 이해하고 앞으로 잘 실행해보라는 회의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대표님은 갑자기 구성원들에게 물었다.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주세요”약 3분 정도 침묵이 흘렀다. 대표님은 답답한 표정으로 뭐라도 좋으니 의견을 달라고 했다. 1명씩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부분 특별한 반대는 없었고, 동의한다는 취지로 짧게 이야기했다. 다 개선점에 대해서 동의하는 분위기라 대표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양사원은 저 개선점을 누가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의문이 일었지만 다들 침묵하는 분위기라 같이 조용히 있었다. 회의가 끝난 시각 3시 반. 양사원은 회의에 들었던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아까웠다.
왜 회의를 하는지 모르겠다. 회의 때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다하다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결국 생산적인 결론 없이 흐지부지 끝난다. 회의하는 시간이 아깝다. 양사원에게 들었던 회의에 대한 생각이다. 대표 입장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해서 급하게 모였는데, 직원 입장에서는 그 회의하는 시간에 처리하지 못한 업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기본적으로 회의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업무다. 예를 들어 양사원 회사 직원 5명이 1시간 반 동안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고 회이에 참석했다. 회사 입장에서 7.5시간 즉 1명이 하루 종일 일하는 시간만큼의 비용이 투입되었다. 그런데 결론은 시간이 아깝게 느꼈다면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가 막심하다.
왜 직원 입장에서도 회사 입장에서도 시간이 아까운 회의를 했을까? 회의 여러 사람이 모여 어떠한 일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을 나눔이라고 사전적으로 정의한다. 여러 사람이 모인다는 의미는 다른 생각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사원과 대표의 사고방식과 관점이 기본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양사원은 본인의 업무 위주로 회사 내 상황들을 해석할 것이며, 대표는 회사 입장에서 생각한다. 다르기 때문에 생각과 의견을 낼 수 있는 범위를 좁힌 상태에서 회의를 시작해야 한다. 회의에서 나누고자 하는 의견의 범위를 좁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왜 회의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역시 저서 <자기성장경엉노트>에서 회의 전이나 회의를 시작할 때 회의의 구체적 목적과 그것이 이루어야 할 공헌에 대하여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회의를 전이나 회의 시작할 때 목적을 공유해야 하고, 목적에 맞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의에 목적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실 양사원 회사 대표는 SNS 마케팅에 대한 회의를 한다고 말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구체적인 목적이 아니다. 단순 어젠다일 뿐이다. 목적을 세운다는 의미는 회의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이를 통해서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 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SNS 마케팅 회의의 목적은 지난번 SNS 마케팅 콘텐츠가 왜 문제였는지 분석하고, 개선점을 파악해 보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개선점 도출까지 목적을 잡을 것인지 이 뒤에 누가 개선점을 가지고 마케팅을 수행을 할지 회의의 범위가 명확해야 한다.
구체적인 회의 목적이 명확해지면, 우선 잘 공유되어야 한다. 회의가 시작하기 전 또는 회의 시작할 때에 맞춰서 목적을 명확히 주지 시키고 시작해야 한다.
목적이 정해지면 어디서 할지, 누구를 참가시킬지, 그리고 회의 자료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즉 회의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기 위하여 회의장소 참석자, 회의 자료 등 회의 방식을 정해야 한다. 사실 목적이 명확하다면, 이후 작업은 한결 쉬워진다. 회의 참석자는 개발자, 기획자 군을 모을지 리더십만 회의를 따로 할지 등 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예전에는 SNS 마케팅 회의가 주제면 무조건 마케팅 담당자만 모였지만, 요즘에는 마케팅에 데이터 분석 요소가 추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개발자와 사업개발 팀원 도 같이 참석하여 다양한 관점을 나누는 경우가 많아졌다. 회의 장소는 일반적으로 회사 사무실 내 회의실이라고 대부분 정하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 온라인/오프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반복적인 회의실보다 사무실 근처 카페, 공원 등에서 회의를 진행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주제와 연관된 장소에서 해보는 것도 강력히 추천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는 것은 무에서 유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서 나온다. 커피 관련 마케팅 아이디어 회의라면 카페에 앉아서 고객들이 주문하는 모습, 카페 인테리어 모습 등에서 영감을 받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회의 자료는 회의자료가 필요한지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회의에서 논의되는 내용에서 참석자들이 해당 내용과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회의자료를 사전에 공유해서 회의 시작 전에 동일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업무는 목적을 이해하고 이를 기준으로 How-to를 정해나가면 올바르게 업무가 진행된다. 회의도 마찬가지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적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회의 방식이 조화를 이루면 우리 회의도 좀 더 사이다 같은 회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