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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작가 Jul 03. 2018

조직문화, 소통의 끝 - 1:1 면담

행동변화를 위한 면담 Part1. 

상황 List

업무 기한을 놓쳐서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미친다. 

중요한 목표나 프로젝트와 관련해 기대치 이하의 성과를 낸다. 

본인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나쁜 기분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필요한 경우에도 상황을 주도하려 들지 않는다. 

별거 아닌 일에 괜히 고집을 부려 업무 진행을 막는다. 

업무의 성격이나 상황에 부적절한 감정을 표출한다.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에 유난히 더 민감하게 대응한다.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훼손시킨다.

다른 사람의 유용한 의견을 거부한다. 


부하직원이 위와 같은 행동을 하면 리더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거나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특히나 수시로 위와 같은 상황이 반복 된다면, 리더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되어 업무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걱정도 된다. 다른 직원에게 악영향을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을 가라 앉히고 진정해야 한다. 


 1. 우선은 1:1 면담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일단 리더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회사를 내보낼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행동변화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계속 함께 할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든 당신은 그 직원과 1:1 면담을 해야 한다. 설사 퇴사 권고를 하더라도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에 대하여 파악해보고 싶고,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번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한 해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위와 같은 행동이 다른 직원에게 줄 피해를 생각하면 반드시 고치고 가야 한다. 1:1 면담 시간을 통해서 사안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이슈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즉 직원이 면담 후 행동이 180도 변화했으면 한다. 만약 면담 후 아무런 행동변화도 없으면 막막하고 절망적이다. 진짜 내보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1번 면담으로 단시간에 사람의 행동이 바뀌기란 쉽지 않다. 면담 후 몇 주 동안은 행동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또다시 같은 문제가 일어난다. 필자도 부하직원 면담을 자주 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건 실망감과 배신감이었다. 그럴 때면 면담한 시간이 괜히 아까웠다. 


2. 나의 면접 방식은 안녕한가?

그래서 나의 면담 상황을 살펴 보았다. 한 부하직원이 있었다. 회의 시간에 스마트폰을 만지는 직원이 있었다. 회의 시간에 몇 번 경고도 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았다. 나의 면담 내용을 녹음한 후 집에 가서 들으면서 분석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면담 시 거의 나 혼자 이야기하고 있었다. 보통 리더가 직원의 잘못된 행동을 빌미로 면담을 진행할 시 리더는 말이 많아진다. 나도 모르게 강연과 같은 일장 연설로 이어졌다. 1시간 정도 면담을 진행했는데 나 혼자 45분을 이야기했다. 처음 20분은 부하 직원의 행동이 왜 잘못인 건지 미리 준비해둔 논리들을 집요하게 펼쳐냈다. 부하 직원이 반문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재 반문으로 잘 무장된 논리로 눌렀다. 그리고 직원이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이야기가 나오자, 바로 해결책과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행동강령을 내렸다. 사실 행동 강령은 뻔했다. ~~~ 을 하지 않기다. 외부 걸려온 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 고집부리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기 등 ~~ 을 하지 않기다. 직원이 여기에 따를 것을 강요했다. 결과는? 2-3주는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곧 위에서 이야기한 문제가 똑같이 나왔다. 사람의 행동이 변화되는 건 불가능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막막한 감정이 가득했다. 


 나의 면담을 냉정하게 생각해보았다. 이 분명히 면담의 목적은 행동변화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내가 택한 방법은 문제를 논리적으로 정의하고, 직원이 이를 인정하게 만들었다. 그 뒤에 ~~ 을 하지 않기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따르게 했다. 


이게 과연 행동변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까?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3. 핵심은 부하직원 행동의 이유 찾기

우선 부하직원 입장이 되어 면담을 생각해보았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앞으로 잘 행동해야겠다라고만 생각할까? 아닐 것이다. 어떤 직원은 일단 억울하다. 리더/대표가 일방적으로 정의한 문제에 대하여 동의할 수 없다. 나에게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는데, 리더/대표는 말도 잘하고 논리적인데, 부하 직원은 감정적이고 논리에 약해서 그 이유를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뒤에 제시한 해결책에 반감만 있다. 2-3주는 눈치 보여서 제시한 해결책대로 행동한다. 하지만 이내 원래대로 돌아간다. 행동의 이유는 특정 행동의 지속성을 결정한다. 리더의 권한 때문에 억지로 한다면, 리더의 감시가 소홀해지는 순간 바로 원래대로 돌아온다. 


 사실 나는 면담 시작하자마자 그게 왜 잘못인지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 부하직원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유를 면밀히 파악해야 했다. 단순히 겉으로만 드러나는 이유가 아니라, 부하직원이 특정 상황에 대한 가치관, 생각 방식을 알아야 했다. 


1:1 면담은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와는 다르다. 


행동변화는 단순히 드러난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사람이 매번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면 괜찮지만, 리더/대표/직원 모든 사람들은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한다. 심지어 어렸을 때 받은 상처 때문에 방어기제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직원의 입장과 생각 등을 면담을 통해서 파악해야 한다. 


4. 면담의 시작과 끝은 경청이다

제일 필요한 행동은 적극적인 경청이다. 경청의 목적은 직원의 솔직한 생각을 듣는 데에 있다. 그리고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직원이 리더/대표에게 마음을 열도록 이끌어야 한다. 철저히 직원 입장에서 솔직한 이야기들을 경청할수록 직원 행동의 이유가 분명해진다. 해결책을 그 뒤에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경청만으로도 충분한 행동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영국 24시간 전화 상담소인 “사마리아 사람들”의 대표 소피 앤드류스는 경청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10대 시절 친모가 집을 나간 후 친부와 그의 친구들에게 학대를 당했다. 결국 그녀는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채로 가출을 했고, 술에 취한 채 삶을 이어 나갔다.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그녀는 죽지 못해 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사람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사마리아 사람들”의 자원봉사자들은 생명줄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으며 상처를 치유했고, 성인이 되어 사마리아 사람들의 자원 봉사자 중에 한 명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2만 2천 명의 전화 상담 자원봉사자를 보유한 노인 대상 전화를 상담하는 비영리 기관 실버라인의 대표까지 되었다.  

 

<TED에서 그녀의 풀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자기가 받은 학대와 자살 경험을 털어놓아도, 아무런 편견 없이 내색하지 않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준 상담원들의 태도는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편견 없는 경청이 그녀의 행동뿐만 아니라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앤드류스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앤드류스는 진심으로 공감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과의 개인적인 교감은 그 어떤 충고보다도 그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 사례에서 이야기하듯이 경청의 핵심은 편견 없이 충고 없이 듣는 것이다. 이 직원은 이미 문제를 일으킨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상한 직원이야라는 선입견을 갖고 직원 이야기를 들으면 직원이 하는 말의 모든 리더의 해석은 그 선입견을 정당화시키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그리고 교감 없는 충고는 자칫 잘못하면  

 

부하직원도 자기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점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당장 눈에 보이는 증상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치는 방법으로 가야 될 수 도 있고, 이럴 경우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수 도 있다. 행동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다양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경청을 통해서 직원을 깊게 이해하며, 대표/리더와 부하직원이 굳건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뒤에 해결책을 같이 모색해야 한다.  


물론 리더 입장에서 잘못을 저지른 부하직원의 이야기를 선입견 없이 듣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분명 리더/대표는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다. 그걸 참고 경청해야 한다. 면담할 시 인내는 올바른 행동변화로 직원을 유도하는 최고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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