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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작가 Jul 17. 2018

자율이 있는 조직문화,
성과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

자율 조직문화 Part1. 감시와 통제가 아닌 조력 

B사는 1982년에 설립한 자동차 부품회사다. B사는 자체 내부 규정으로 직원들을 철저히 관리한다. 예를 들어 B사 휴가 정책을 통해서 직원들이 무분별하게 휴가를 쓰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B사 직원들은 휴가를 1년 간 총 15일까지 쓸 수 있으며, 사용한 휴가는 철저히 기록한다. 사원이 휴가를 쓰기 위해서는 대리-과장-차장-팀장까지 이어지는 결재라인을 거쳐야 한다. 각 상사들이 휴가 계획서를 결재할 때마다 휴가를 쓰는 이유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고 간다. 꼭 이렇게 바쁠 때 휴가를 가야만 하냐고 핀잔을 듣기도 한다. 승인 결재를 하는 상사 중에 단 한 명이라도 휴가를 반대하면 계획을 취소 또는 변경해야 한다.  


B사 대표는 직원들은 천성적으로 일하기 싫어하고 언제든지 휴가를 갈 궁리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서 관리자는 구성원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다. 관리자들이 구성원들을 더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게 감시하기 위해서 내부 규정집은 점점 더 두꺼워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직원 자신 스스로에게 휴가, 비용에 대한 의사 결정을 맡기면 악용하는 사례만 많이 지기 때문에 감시와 보고만이 회사를 잘 경영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N사는 1997년에 설립되었다. 1998년 초기에는 비디오 대여 사업을 하였다. 현재는 온라인으로 비디오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사는 B사와 다르게 1년간 최대 쓸 수 있는 휴가가 정해져 있지 않다. 자율 휴가제라는 정책 아래 직원들은 마음껏 휴가를 다녀온다. N사는 휴가를 기록하지도 않는다. 상사에게 휴가를 사전에 허락받을 필요도 없다. 주변 팀원들과 상사에게는 휴가 사용 여부에 대한 허락을 구하는 대신, 휴가 일정에 대하여 공유만 한다. N사는 직원 개인 경비처리에 있어서도 특별한 규정이 없다. 오직 직원이 스스로 판단해서 업무에 대한 비용을 회계부서에 청구한다. N사에는 지출과 출장에 대한 규정이 없는 대신 다섯 어절로 이루어진 원칙이 한 개 있다. N사 대표는 구성원들이 목표만 공유하면 스스로 방향을 잡아서 열심히 일하고, 구성원들에게 책임과 권한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자기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면 자기 업무 내에서 올바른 판단이 이루어지고 이는 회사의 성과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N사에는 한 가지 정책만 존재한다. 그 정책은 5 어절로 이루어진 단 한 문장에 불과하다. 


“ 회사에 가장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하라” 

 

B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회사 모습이다. 하지만 N사 같이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회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존 관리와 통제 위주 경영에 대한 관점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그 증거로 구글, 고어, 교세라, 배달의 민족, 홀푸드마켓 등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기업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들 기업들을 벤치마킹하여 전통적인 관리 위주의 경영방식을 탈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에게 자율성을 주면 성과가 높아진다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인사관리를 총괄한 라즐로북은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당신이 직원에게 자유를 주면 직원은 높은 성과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동기부여 전문가 수잔 파울러는 “직원들에게는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인식하고 싶은 자율성이라는 욕구가 있다.”이 욕구가 직원에게 권한 이양과 자율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이 충족되면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고 이는 성과로 이어진다”라고 주장했다.  


기술 발전과 고객의 니즈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도 회사 입장에서 구성원 자율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AI, 블록체인, 공유경제, 인구절벽, 기후변화와 같이 급격하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그 누구도 3년 뒤를 내다볼 수 없는 극심한 변화 속에서 회사가 속해있는 시장 역시 급격하게 변화한다. 매출을 내기 위해서 시장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강력한 통제보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감지한 시장과 기술 변화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더 유연해져야 한다. 계속 변해야 한다. 소수의 경영진이 규정을 통해서 직원을 관리하는 회사 변화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 다가올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관리와 통제보다 자율을 강조하고 더 유연한 회사가 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다음 글 보기 자율과조직문화 Part 2. 자율은 방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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