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직시는 필수

"내 인생 걸작"을 위한 Mind Set 2편

by 양작가

최고의 결과물은 현실 속에서 만들어진다.


축구 경기에서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연히 약팀은 강팀보다 기술도 부족하고, 높은 수준의 전술을 사용할 역량도 부족하다. 선수들의 몸값을 비교하자면 보통 강팀은 약팀보다 몇 배나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어떻게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었던 걸까? 우선 약팀은 강팀에 비해서 전반적인 축구 실력이 부족하다. 이런 현실에 기반하여 보통 약팀은 철저하게 수비 축구로 일관한다. 본질적으로 축구는 점수가 잘 나지 않는 스포츠다. 공격보다 수비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공격하기보다 수비로 일관하다가 어쩌다 한번씩 오는 역습 축구를 약팀이 구사하는 것이다.


물론 어떤 감독은 이런 자기 팀의 현실을 무시한 채 공격력을 강화하는 전술을 펼치다가 강팀에게 대량 실점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철저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지루하고 욕먹더라도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승리를 거두고 대회에서 우승까지 일궈내는 감독이 있다.


축구뿐만 아니라 전쟁에서도 현실을 직시한 지휘관은 승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 임진왜란 때 단 12척의 판옥선을 가지고 133척을 이겼던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역시 철저히 현실에 맞는 전략을 구사했다. 12척 : 133척이 넓은 공간에서 싸워서는 절대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좁은 해역으로 적을 유인해서 싸웠다. 뿐만 아니라 해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했고, 조총을 막 위하여 배에 물에 적신 솜을 두르는 등 철저한 현실 인식을 통해서 이겼다.


인생의 걸작을 만드는 데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건 환상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내가 처해 있는 현실로부터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나는 아마추어 작가다. 분명한 건 김훈 작가와 같은 글을 나는 쓸 수 없다. 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오늘 당장 소설이나 시 이런 문학 작품을 나는 쓸 수 없을 것이다.


이게 내가 처한 현실이다.


하지만 내가 전공했고, 몇 년간 일해온 경력이 있다. 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학문을 전공했고, 사회적 기업, 스타트업에서 투자와 경영 전략에 대한 업무를 지난 몇 년 간 수행했다.


이것 또한 나의 현실이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쓴다면 주제는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이 된다. 이아 관련된 글을 쓰는 게 나에게는 유리하다. 그런데 내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갑자기 역사 소설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내가 과연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나에게 사람을 유혹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재능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재능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지금까지 쓴 브런치 글의 조회 수와 사람들의 반응이 나에게 재능이 없다는 현실을 알려준다.


내가 무엇을 갖고 있고, 어떤 경험을 쌓았고, 무엇을 잘하고 등 나를 둘러싼 현실을 인정하고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다. 시작점을 알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시 내가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가정해보자. 나의 글쓰기 실력은 아직 소설가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적인 글을 쓰기 위한 연습을 우선 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에 대한 주제는 가능하면 스타트업이나 사회적 기업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정한다. 그렇게 글쓰기 연습을 하고, 내가 잘 아는 주제에 대하여 글을 쓰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나만의 고유한 소설을 나는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다. 최소 3년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재정적인 현실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전업 소설가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업 소설가로서 살기보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죽기 전에 나만의 어떤 소설 작품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현실을 인식한다고 해서, "거봐 나 안되잖아" 이런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갖자는 게 아니다. 물론 현실을 보다 보면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통장 잔고나 비루한 재능들, 커리어를 보면 한숨밖에 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을 극단적으로 낮게 아니면 맹목적으로 엄청난 사람인 것 마냥 포장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근거가 있을 필요가 없다. 그냥 믿는 것이다. 여기에 정확한 나의 현실을 인식할 뿐이다. 중요한 건 현실과 관계없이 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계속 이야기하겠지만, 어떻게든 방법은 있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발견을 못한다는 표현이 맞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역작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단 한 가지만 존재하라는 법은 없다. 뚜렷한 현실인식 속에서 무엇이 맞는지 꼭 이길만이 답인지를 면밀하게 파악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믿음과 현실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꼭 우리 인생에서 나만의 역작을 만들어 보자.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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