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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cud Aug 10. 2023

#004 _ 전통적 '인간'의 정의_이성

이성적인 존재

이성적인 존재


인간은 정신과 신체, 자연의 원리와 물질이라는 점에서 여타 다른 생명체와 큰 차이를 갖지 않지만, 인간과 짐승을 구분하는 척도는 이성의 존재유무에서 갈린다. 구약의 창세기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창조는 여타 짐승과는 다소 다른 지점을 갖고 있다.


“하나님이 큰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구약 성서』, 「창세기」 1, 21-28.


여기서 인간은 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으며, 먼저 창조된 생명체에 대한 정복을 허락받은 존재로 그려진다. 성서에서 신은 말씀으로 존재하는 자로, 이성(Logos) 그 자체이다. 인간은 이러한 신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존재로, 짐승과는 달리 말을 할줄 알고 셈을 할 수 있는 이성적 동물로 이해된 것이다.


이성은 경계를 구분짓는다. 신의 말씀은 태초의 혼돈을 빛과 어둠으로 구분하고 물과 궁창을 구분하며 각 종류대로 생명을 태동시켜 인간을 가장 구별된 존재로 경계를 설정한다. 신을 닮은 인간은 이성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로 말로써 세상의 사물을 구별하고 셈을 통해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인간은 이러한 이성을 사용해 선과 악을 식별할 수 있는 존재로, 말의 진실을 판단할 수 있는 존재로, ‘나’와 ‘너’를 구분하는 존

재로 거듭난다.


이러한 이성의 작용은 윤리를 만들어내며, 논리를 펼칠 수 있게 만들고, 주체를 상정하는 조건이 된다. 따라서 인간은 신체와 정신을 가진 동물이지만, 때로는 자연의 충동적인 욕구에 반하여 선을 실천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여기서 발생되는 것이 바로 인간 주체의 ‘의지’ 이다. 즉, 인간은 여타 짐승과는 구별되게 자신의 의지를 이성을 사용해 실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주체로 등장한다. 이러한 주체의 의지는 신을 닮은 인간으로 신의 창조 의지와 유사한 지점을 차지한다.


신화적 해석과는 별개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류 역사의 방향을 자연선택에서 지적설계로의 이행으로 보았다. 호모파베르 이전에 호모사피엔스인 이유는 무질서한 자연의 흐름 가운데 지적 질서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시간을 역사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의 자발적인 이성의 사용, 의지의 표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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