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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cud Aug 14. 2023

#012_포스트휴먼의 기술적 논의

나사(NASA)의 비전-21 심포지엄

[그림1. 기술 발전의 S곡선과 V-21, Technology Evolves S-curve, NASA, ‘Vision 21’]

 1993년, 나사NASA는 다가올 21세기를 대비하고 장기적인 기술 혁신의 비전을 마련하고자 과학자와 기술 전문가, 미래학자들을 소집해 심포지움을 열었다. 심포지움 주죄측은 참석자들이 토론이 이미 밝혀진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와 세기를 넘어서는 가능성으로 이어지길 원했다. 심포지움 개최측의 나사NASA 연구자인 마크 G. 밀리스Marc G. Millis 는 한 기술 발전 정도가 한 기점을 맞아 숙련의 과정을 거쳐 수직 상승하다가, 물리적 한계로 인해 점차 한계 국면으로 접어드는 S곡선을 그린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늘 새로운 기술 대안을 마련하게 되는데, 이때 새 기술은 이전 기술의 성과를 포괄하고 능가하는(Surpass) 경향을 보여준다고 했다.[그림1]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기술은 

1)추측Conjecture(a wishful VISION) 

2)예상Speculation(a Knowledgeable guess) 

3)과학Sience(phenomena understood) 

4)기술Technology(Sience applied) 5)상용화Commerce(Technology applied, sold) 


의 단계를 거쳐 현실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그림2] 밀리스의 이러한 주장은 심포지움 참여자들에게 기술 숙련을 위한 학술회가 아닌 새로운 기술의 창안을 제시할 게임을 제안한 것이었다. 실제로 본 학술지에는 창의적이고 대담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미래에 대한 흥미로운 기획들이 다수 등장하였다.  

[그림2. 비전의 현실화 과정]


  심포지움 참석자 가운데는 “기술적 특이점Technical Singularity” 개념을 최초로 창안 미국의 수학자이자 소설가인 버너 빈지Vernor Vinge가 있었다. 버너 빈지는 “포스트 휴먼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부제로 향후 30년 안에 현생 인류의 시대가 끝이 나고 초-지성 인류의 시대가 올 것이라 주장하였다. 확실히 그의 예언은 빗나간 듯 하지만, 그가 남긴 아이디어들 가운데는 흥미를 끄는 지점들이 많이 있다. 빈지의 아이디어에 대한 개괄적인 요약은  다음과 같다. 

1)인공지능과 관련된 논란은 인간과 같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지와 관련있는데,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보다 더 나은 지능을 건설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2)거대 조직의 컴퓨터 네트워크 혹은 사용자 집단은 초-지능을 “일깨울” 수 있다. 

3) 컴퓨터와 휴먼 인터페이스의 친밀감이 증대함에 따라 사람들이 초-지능에 대한 합리적인reasonable 인식이 가능해진다. 

4)생물학은 인간의 지적능력을 증진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로 구현할 수 있다면 이를 능가하는 지능의 개발 역시 가능하고, 거대화되고 조직화된 인간 지성의 집단 네트워크와 생물학의 도움을 받아 현생 인류의 지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컴퓨터 하드웨어의 성능이 지난 몇 십년간 급속도로 발전했으며, 이러한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인류가 지난 세기동안 풀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을 빠른 시간에 풀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 경향을 보이는데,  이로써 도래할 사건이자 시점이 바로 “특이점” 이란 것이다. 그는 특이점 이후에 등장할 초극적인Ultra 기계가 스스로 진화하는 시스템 체계를 획득함으로 자신보다 더 나은 기계를 창조 할 수 있을 것이라 예견한다. 하지만 수학자이면서 소설가인 독특한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아이디어는 구체적인 기술 지식보다는 공상 과학 소설에 기대어 논의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심포지움에 기고된 아이디어로 이론의 구체성 혹은 실현 가능성에 초첨을 맞춘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공상과 추측(Conjucture)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한편, 빈지의 기술의 특이점 개념은 컴퓨터의 창시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에 빚지고 있다. 그의 논의는 간단한 원칙만으로 스스로 진화하는 복잡한 기계인 노이만의 ‘오토마톤’ 개념을 참고하고 있는데, 오토마톤은 특정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제어 장치에 의해 작동하는 자동기계 혹은 자동장치로 제어를 위해선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치다. 빈지는 이러한 ‘오토마톤’ 개념을 발전시켜 스스로 진화의 매커니즘을 창조하는  ‘초-지능 기계’ 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그의 지적 기획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으로 크게 갈렸지만, 그의 아이디어 자체를 문제 삼기 보다는 그것이 언제 발현 될지에 대한 ‘시기의 관점’에서 의견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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