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병

100일간 글쓰기 68일차

by 김보

벌써 입대한지 반년이 다되간다

군대가면 철이 든다더니 왜 난 이상하게 더 철부지가 되는것 같다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그런가 이런저런 생각하다보면 후회되고 탓하고 지나간 일에 대해 돌릴수 없는걸 알면서도 아쉬워하고 원망하고 게다가 겁은 또 얼마나 늘었는지 꼴이 아주 우습다

아 어른이 되고싶다

성숙하고 마음도 넓고 용서가 쉽고 탓이 없는
내가 군대에 와서 제일 얻고싶은건 몸도 아니고 돈도 아니고
그것뿐이다 짬먹은 만큼 딱 정신도 성숙해지는거..... 아 그리고 꿈도 .....
내 주변의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자

내가 더 어른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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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여름, 갓 일병을 달고선
디자인이라는 재능과 꿈,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무렵에
나는 참으로 불안해했다
남은 일자의 D데이를 세면서 동시에
지나 흩어져버리는 아까운 데이들을 초조하게 바라봤다

잘 나가는 뭔가가 되어있을거라는 막연하게 멋진 미래를 그려보려 하다가도
과한 기대는 필히 실망을 안고 온다는 미신같은 신념 때문에
머리 위에 그린 구름을 쉬 흩어버리기 일쑤였다
무서워서,

그러곤 약 10년 훌쩍 지나버린 지금에
나는 그 불안해하던 김일병에게,
썩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있는 건지

다시 돌아간다면
불안한 그 표정 위로 똑같은 구름에 지금의 내 모습을 띄워놓고
한번 물어보고 싶다
내 미래, 꿈, 인간관계도, 이 정도라면 괜찮겠느냐고, 초조하지 않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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