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 십이월에 씀
딸그르르륵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데 어디서 낯선 종소리가 들린다.
구세군 종소리
매 해 길에서 이렇게 뜻밖의 구세군 종소리를 들을때마다 깜짝 놀란다.
엥 벌써? 하고,
저 종소리를 들으며
엥 벌써? 놀랐던게 얼마전 같은데
벌써 한바퀴를 돌았구나 하고
이처럼 참 아쉽다 한 해가 가는 것이
늘 매일 한 오후 3시 쯤엔 어서 이 하루가 가라고
일주일이 더 빨리 가라고
그렇게 시간을 떠밀어댔다만은
정작 빨리 간 시간시간들은 차곡차곡 어딘가에 쌓였는지
연말 즈음에 한번에 폭발해서는
이렇게 잔뜩 아쉬움의 우울에 묻히게 하는 것이다
올해 중순 쯤부터 해서 주변에서 지겹도록 들은 그놈의 반오십 소리
아휴 아주 그냥 그 의미부여라는것이
굳이 하필 50을 기준으로 잡으니 25가 헉 소리나는 거지 별 유세다 싶어도
주변의 스물 다섯을 지난 형들을 보면 느끼는 게 달랐던 것은 사실이다
저형은 스물 다섯인데 뭘해놨을까 무슨 생각하며 살까
이런 비슷한 것?
고등학교 다닐 적 미래의 계획 세우기
이런것들 해보면 어김없이 뭔가 화려한 게 꼭 적히는 그 스물 다섯,
스물 다섯이면 뭔가 돼있어야 한다는 그 묘한 강박, 부담감
여전히 열심히 철부지처럼 오늘만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아무래도 무섭다
그나저나 그 참 깜깜한 이 밤의 빈 공간에
반짝반짝 종소리가 참 알맞게도 맑다
딸그르르륵 딸그르르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