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글쓰기 9일차
오늘 치 불평. 가볍게 코로나 욕으로 시작한다. 코로나가 엎어버린 나의 일상은 한 두 개가 아니지만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일요일에 더 이상 교회를 가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간 제법 꼬박 꼬박 주일을 지켜왔는데 이렇게 일년 가까이 교회를 안 간 적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처음에는 코로나 핑계 삼아 일요일에 하고 싶은 걸 하게 돼서 홀가분한 기분도 들었다. 자유로운 몇 달이 지나고 내가 깨달은 것은, 나라는 사람은 자유가 주어지면 게을러지는 유형이라는 것이었다.
전도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교회에 나간다는 것은 추천할 만한 꽤 많은 이점이 있다. 신앙심과는 별개로, 일상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도움을 준다. 게을러지기 쉬운 일요일 하루에 긴장감을 주고, 한 주를 되돌아보는 기도를 하며 일주일의 복기를 한다. 마음의 소원들을 정렬하다 보면 내 목표들의 우선순위도 객관적으로 보이게 된다. 주말의 한 두 시간을 빼앗긴다는 우려와 달리, 더 많은 것들을 채울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점은, 감사 기도에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세 가지를 지키는 사람을 복이 있다고 가르친다. 장미꽃의 가시 마저 감사하라던 찬송처럼 감사할 일은 어디에나 있다고. 감사를 통해 내 모든 생각과 행동들에 밝은 색을 칠하고 겸손을 발랐다. 기도 끝에 감사 몇 마디를 붙이면 불평 많은 내 마음에도 긍정 근육이 조금씩 붙어 튼튼해지곤 했다.
교회를 안 가게 되고 의지가 부족한 나는 자연스레 감사 기도를 관뒀다. 어딘가 감사할 일들은 분명 있었을 테지만 그게 어느 구간 쯤인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러다 대충, 먼 훗날에 이 해는 감사할 일이라곤 전혀 없던 불우한 일년이었다고 짐작해버릴테다. 일요일을 잃은, 감사를 잃은 나는 겨우 매일 불평이나 가지고 노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