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양말을 신을 뿐

100일간 글쓰기 25일차

by 김보

단추 꿰는 것이 어색했던 시절이 있다.

다섯살이었나 여섯살이었나

제대로 꿰고도 이게 맞는가 반대로인가

한참 갸우뚱하고 찝찝했던 기억이 난다.


또 양말이 찝찝했던 시절이 있다.

발을 감싸는 처음 느끼는 이상한 촉감

발가락 사이사이가 붙는 어색한 느낌에

나는 양말 신는 것을 싫어했다.

물론 이것도 다서여섯살쯤에


손톱 깎는 것도 그랬다

오돌뼈랑 비계가 붙은 삽겹살을 먹는것도 그랬다

처음이라서 낯설어서

나는 불편하고 싫었다

어린 나는, 세상에 그다지 호의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이를 많이 먹고도

새로운 상황을 만날때

나는 가끔 그 날의 양말의 촉감이 떠오른다

답답하고 벗어버리고 싶은


나는 불만이 가득찬 채로 결국 그 양말을 하루종일 신어내겠지만

언짢은 마음에 발가락을 꼬물꼬물 움직여본다

몸부림 쳐본다

그러다가 이내 내가 양말을 신은 것을

의식했다는 것도 잊어버리게 될 터이다


바쁜 일상을 사는 것이 당연해지는 요즘에 나는

처음에 바빠질 무렵부터 내가 이렇게 바쁘게 사는걸 좋아했는지

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습관처럼 양말을 신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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