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글쓰기 28일차
난 큰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
사실 그리지 않는 거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릴 때는 구도를 잡고 큰 이미지를 스케치 한 후 세부 정밀 묘사를 해야된다고 늘상 배웠지만,
난 늘 작은 것 하나하나 묘사하는 재미와 나중에 그게 묘하게 완성되어있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봐, 이렇게 해도 그럴싸하게 완성이 되잖아'
라고 생각하며 내심 고집을 부렸다.
나에게 있어 큰 그림 구상은 오로지 직감의 몫
모든 일의 기승전결은 시작이 반이다란 고집스런 삶의 철학으로 나의 임기응변력과 직감이라는 놈의 어깨는 늘 무거웠다.
사실 늘 힘들어한다.
등대 없이 무작정 배를 띄우고 직감에 맡긴채 키를 잡으면은 언제 배가 뒤집힐 줄 몰라 모든 상황에 예민해있다.
그러나 나중엔 그럼에도 이루어지는 성과를 보며 또 뿌듯해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난 이런 것에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나 싶기도 했다.
글도, 그림도, 그리고 내 삶 순간순간이 그랬다
무서운 건,
늘 그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해 온 것.
매번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직감으로 일을 처리하다보니 일의 꾸준한 단계가 없다.
기지가 잘 발휘되어서 마지막에 다 해결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어떤 문제가 생겨 그게 안 되는 때에는 지옥을 맛본다. 여러가지가 한번에 터지면 더욱 그렇다.
난,
한 치 앞만 잘 보는 지독한 근시다.
직감-직관
경험을 바탕으로 비정형적 형태의 확신을 얻는 것이 직감이라면,
그 위에 지식을 더해 논리의 흐름까지 꿰뚫는 것이 직관이라고 한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오만과 고집을 버려두고
세상의 지식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직감은 지식을 만나야 비로소 지혜가 된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나에게 가장 필요한 자기계발은,
공부하라는 말은 그래서 어른들의 변하지 않는 단골조언인가보다.
그래 내가 이말을 어른이 되어야 비로소 와닿을 줄
어릴 때 진작 다 알고 있었지.
말이 모순 같네
공부,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