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양말이 안 보여요” 우리는 이 다음 엄마들의 대사를 안다. “엄마가 가서 찾으면?” 물론 다음 상황도. 마술 같이 어디서 양말이 쑥 나오겠지. 아니 분명 내가 찾을 땐 없었는데? 볼 때마다 신기한 마술쇼다. 억울하지만 반박도 못 하는 이런 상황들이 요즘 회사에서 계속 되고 있다. 새로운 부서에 와 지표 업무를 맡게 되면서부터다. 단순 취합하여 문서화 하는 작업인데, 그 동안 내가 했던 업무 노하우라던가 아주 기초적인 업무 스킬도 안 먹힌다. 이상하다. 아까 사수가 할 때는 쉬워보였는데... 애꿎은 엑셀 파일을 원망한다.
공모전이든 대외활동이든 애들을 가르칠 일들이 생기는데, 그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곤 한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개선이 안 될 때, 내 말에 집중을 안 하거나 노력이 부족한거라고 나도 모르게 그 친구의 성실에 대해 평가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양말을 찾아주던 엄마를 떠올리려고 한다. 이들에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숨은 양말이 있겠지. 일이 손에 익는 것은 노력 뿐 아니라 반드시 시간이 함께 드는 법이니까. 성장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타인의 꾸중보다는 스스로 답답한 자기 마음일 거다.
고장난 지표를 다 고치고 늦은 퇴근을 하고서 집에 와 오랜만에 피파를 켰다. 오늘따라 내 앙리가 왜 이러는지. 골을 터무니 없게 빗겨차는 바람에 공이 저 위로 뜬다. ‘앙리가 그런 골 찬스를 놓칠 리 없죠. 그건 당신이 조작했기 때문!’ 게임에서 나오는 AI 자동 해설에 가슴이 뜨끔한다. 게임 개발자 당신도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해설을 넣었겠느냐만은. 내일은 내가 업무를 더 능숙하게 해내기를. 이만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