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면
나는 매일 재택근무를 하고, 남편은 어쩌다 재택근무를 한다. 둘다 재택근무를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넓은 테이블에서 같이 근무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는 거실, 남편은 작은방에서 근무를 한다.
그도 그럴게 나는 화상회의가, 남편은 전화업무가 너무 많은 탓이다. 어쩔 수 없는 소음 때문에 공간을 분리해서 근무를 했고 그건 꽤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집은 24평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 사람 살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보다 더 넓으면 휑할 것 같고 좁으면 짐이 많아 답답할 것 같고. 그냥 딱 알맞은 평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마저 오래되니 이제는 집이 더 넓었으면 하는 것이다. 테이블이 있는 작은방은 거실에서 너무 가깝고, 문을 닫으면 내용은 들리지 않을지언정 상대의 통화 소리는 너무도 잘 들렸다.그래서 더 넓은 집, 최소한 방과 방 사이의 거리가 조금은 더 멀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더라.
이 외에도 뒤돌아서면 커피가 떨어지고 둘이 있어 더 잘 챙겨 먹게 되는 일상의 반복이다. 근데 그것 참 이상하다. 둘 다 혼자 밥 먹을 땐 그렇게 대충 먹는데. 대충 먹는 자 2명이 만나면 왜 뭐라도 하나 더 놓게 되는 건지.
남편이 이제는 출근하고 혼자 방에서 근무를 하니까 이 적막이 또 좋다. (사이는 좋으니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부부가 꼭 같은 방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주의라.) 각자의 생활은 그게 아무리 사회생활 일지언정 보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감정적인 문제다. 근무를 하면서 겪는 감정을 다 드러내게 돼버리는 것. 사람인지라 업무 할 때 열이 나기도 하고 분노가 차기도 하는데 그 감정을 좀 더 우리의 영역에 들여놓기 쉽게 되는 것 같았다. 내가 아까 그렇게 근무하는 거 봤으니 이 정도는 이해하겠지 하면서. 그런 조금은 염치없는 이해를 서로 바라면서.
무튼 1가구 2재택근무자는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