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나의 엄마
나는 태어나서 지금껏
엄마가 우는 걸 한번도 보지 못했다.
아빠와 부부싸움을 육탄전으로 하던 엄마는
아빠에게 맞아 얼굴과 팔이 가득 멍이 들어서도
결코 울지 않았다.
"너만 아니었어도, 너만 임신하지 안 았어도
내가 니 아빠랑 살지 않았을텐데..."
나를 흘겨보며 원망할지언정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몇년 힘들게 모은 곗돈을
큰맘 먹고 산 비싼 가방에 현찰로 가득 넣고
하필 버스 안에서 소매치기 당했을 때도,
그 돈이 이사 갈 우리집 전세자금이었어도
새로 산 가방에 크게 그여진 칼 자국을 보면서
저 칼에 맞아 죽지 않은게 다행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늘 긍정을 찾던 엄마였다.
전세자금이 사라져 결국
햇빛 한올 들지 않는 지하로 이사갔어도
여전히 친구들 만나서 놀고 오는 해맑은 엄마였다.
어느날 술 취해서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굴러서
앞니가 깨졌을때도 엄마는 울지 않았다.
맹구 같은 이를 보여주며
"너무 웃기지?"
라며 어디 모자란 바보같은 웃음을 짓곤 했다.
나는 살면서 한번도 엄마가 우는 걸 보지 못했다.
그랬던 엄마가....
이번 면회에서 눈물을 흘려며 울었다.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 장례식장에서도 보지 못했던 눈물,
엄마의 눈물.
"왜 살려냈노. 그냥 죽게 내버려 두지.
이렇게 살아서 뭐 하노. 어떻하라고 살려냈노.
이렇게는 못 산대이!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도대체 왜 살려낸거야."
엄마가 면회실에서 소리치며 울었다.
.
.
<미 비포 유> 이 책을 읽으면서
재벌이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데....
왜 존엄사를 택했을까?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도 존엄사가 허용되면 좋겠다.
살인자라고 신께 벌 받아도 좋고
불효자라고 사람들에게 욕 먹어도 좋으니
.
.
.
엄마를
이제
그만
보내주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보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