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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주 비올라 Feb 10. 2023

에니어그램 7번 유형. 나의 친정엄마.

언제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나의 엄마

나는 태어나서 지금껏

엄마가 우는 걸 한번도 보지 못했다.

아빠와 부부싸움을 육탄전으로 하던 엄마는

아빠에게 맞아 얼굴과 팔이 가득 멍이 들어서도

결코 울지 않았다.

"너만 아니었어도, 너만 임신하지 안 았어도 

내가 니 아빠랑 살지 않았을텐데..."

나를 흘겨보며 원망할지언정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몇년 힘들게 모은 곗돈을 

큰맘 먹고 산 비싼 가방에 현찰로 가득 넣고

하필 버스 안에서 소매치기 당했을 때도,

그 돈이 이사 갈 우리집 전세자금이었어도

새로 산 가방에 크게 그여진 칼 자국을 보면서

저 칼에 맞아 죽지 않은게 다행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늘 긍정을 찾던 엄마였다.

전세자금이 사라져 결국

햇빛 한올 들지 않는 지하로 이사갔어도

여전히 친구들 만나서 놀고 오는 해맑은 엄마였다.

어느날 술 취해서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굴러서 

앞니가 깨졌을때도 엄마는 울지 않았다.

맹구 같은 이를 보여주며 

"너무 웃기지?"

라며 어디 모자란 바보같은 웃음을 짓곤 했다.

나는 살면서 한번도 엄마가 우는 걸 보지 못했다.

그랬던 엄마가....

이번 면회에서 눈물을 흘려며 울었다.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 장례식장에서도 보지 못했던 눈물, 

엄마의 눈물.

"왜 살려냈노. 그냥 죽게 내버려 두지. 

이렇게 살아서 뭐 하노. 어떻하라고 살려냈노. 

이렇게는 못 산대이!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도대체 왜 살려낸거야."

엄마가 면회실에서 소리치며 울었다.

.

.




<미 비포 유> 이 책을 읽으면서

재벌이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데....

왜 존엄사를 택했을까?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도 존엄사가 허용되면 좋겠다.

살인자라고 신께 벌 받아도 좋고

불효자라고 사람들에게 욕 먹어도 좋으니

.

.

.

엄마를 

이제

그만 

보내주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보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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