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아이
(레오 리오니, 시공주니어, 2002)
4번 유형의 아이들은 꿈을 꾸는 존재들입니다. ‘프레드릭’처럼요. 그림책 <프레드릭>은 돌담에 사는 수다쟁이 들쥐들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들쥐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밤낮없이 열심히 일합니다. 옥수수와 나무 열매와 밀과 짚을 모으죠. 그러나 주인공 프레드릭은 다른 들쥐들이 힘을 모아 옥수수를 옮기고 일을 하는데,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있기만 합니다. 모두 열심히 일하는데, 혼자 저렇게 덩그러니 구석에 앉아 있다니요.
결국 다른 들쥐들이 물어보죠. “프레드릭, 넌 왜 일을 안 하니?”
그런데 프레드릭은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냥 졸면서 쉬고 있는 것 같은데, ‘프레드릭’은 자신도 일을 하고 있다고 우기죠. 그런데 그 일이라는 게 바로 “춥고 어두운 겨울날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것”이랍니다. 프레드릭은 햇살에 이어 색깔도 모으고, 이야기도 모읍니다.
그림책을 보는 동안 너무나 신기하였죠.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다른 들쥐들이 일하는 동안 게으름만 피우는 것 같은데, 자기도 일을 하고 있다니 말이죠. 더구나 알 수 없는 소리를 합니다. 햇살과 색깔, 이야기를 어떻게 모은다는 걸까요?
평범한 제가 보기에는, 4번 유형의 아이들은 독특해 보입니다. 세상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남들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죠. 친구들과 어울려 잘 놀다가, 갑자기 혼자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한참을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갑자기 아주 사소한 것에 너무나 상처받은 표정으로 훌쩍이기도 하죠. 무언가 평범해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그림책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제 겨울이 왔어요. 작은 들쥐들은 돌담 틈새 구멍으로 들어가서 그동안 모은 먹이를 먹으면서 행복했지요. 그러나 먹이가 다 떨어지자 들쥐들은 조용해졌어요. 이제 프레드릭이 나서죠. 프레드릭은 커다란 돌 위에 올라가서 햇살 이야기를 합니다. “눈을 감아 봐. 내가 너희들에게 햇살을 보내 줄게. 찬란한 금빛 햇살이 느껴지지 않니......” 그저 햇살에 대하여 이야기했을 뿐인데 작은 들쥐들의 몸이 점점 따뜻해졌죠. 마법일까요?
4번 유형의 아이들은 내면 깊은 곳에 환상 속의 자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를 바라죠. 이들은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합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섬세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있어요. 그런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한 느낌을 강화합니다. 프레드릭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들쥐들을 믿고 그들에게 자신의 깊은 곳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죠. 그렇게 자신이 창조한 개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함께 있는 들쥐들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마법을 일으키죠.
그림책 속의 프레드릭은 색깔을 들려주고,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마치 무대 위에서 공연이라도 하듯 말입니다. 들쥐들은 박수를 치며 감탄하죠. 그리고 말합니다.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4번 유형 아이들에게 필요한 환경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박수를 쳐주고 감탄해 주기. 이 유형의 아이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자신의 속마음을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평범한 척 가만히 있죠. 그들의 사소한 이야기라도 깊이 있게 들어주어야 조금씩 자신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은 4번 유형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그림입니다. 프레드릭이 수줍게 말하는 장면이죠. “나도 알아” 하면서 말입니다. 4번 유형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아이들이지요. 평범한 것보다는 특별한 것에 자부심을 갖는 유형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특별함이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늘 함께 하죠. 그래서 우월감과 열등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이들에게는 프레드릭의 친구들과 옆에서 기다려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경탄해 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4번 유형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이야기 나눠 보세요. 그리고 아이의 독특함을 함께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그러다 보면 내 안에 숨어 있던 예술적 감각을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