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은 마을 어귀마다 서 있던 마을 수호신이다. 약간 무서운듯한 얼굴이지만 해학적 표정이어서 무섭다기보다는 친근하다. 지금은 이 두 장승을 세워둔 마을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잃어버린이 문화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이 문화가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는 풍경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왜 그러한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기원전 3000년 경까지 여신 문화와 여신 숭배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이었다. 이후 신의 가부장제화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런 신의 가부장제화가 근대까지도 지배하지 않은 곳 중의 한 곳이 한반도와 동이족 문화권이다. 새마을운동 이전까지 마을 수호신으로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었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의 장승 문화가 그 예이다. 이하에서는 『환단고기』에 근거해 장승문화의 정신세계를 살펴본다. 이 책은 강단사학에서는 위서로 간주된다. 그러나 철학적인 측면에서 읽어 보면 위서일 수가 없다. 위조하거나 모방할 수 있는 정신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기동 교수도 이러한 입장에서 환단고기를 위서가 아니라고 본다(이기동, 2021) 필자 또한 이러한 입장에서 『환단고기』 구절들을 인용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고대 역사서이기 때문에 그 내용 모두가 사실일 수는 없으나 이는 모든 역사서가 그러하다. 진위를 가려 수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필자는 천부경에 나오는 고대 천지인 합일 정신, 삼일 신고, 천하 대장군 지하여장군을 위시한 여신과 남신을 함께 신앙하는 풍습과 문화 일체는 토착국 마고 나라의 유제이고 이것이 이주민 고조선으로 흡수되었다고 직관한다. 마고 나라는 우실하 교수가 옥기를 기반으로 했다고 한 고대 홍산 문화 국가였다고 본 웅녀국이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서는 다음 호의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1. 고대(古代) 여신문화의 보편성.
오늘날 기독교 불교 가톨릭 이슬람교 등등 모든 종교의 창시자는 남성이다. 그러나 먼 옛날 신이 여성인 시대가 있었다. 기원전 5000년 전 이전에 전 세계에 남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고대 사회에서는 모두 여신만이 숭배되었다. 고대의 여신 조각상들이 이를 말해 준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지역 곳곳에 수호신으로 남아 있는 마고 여신이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여신조각상은 독일 남부 슈바벤 지방의 펠스 동굴에서 2008년 9월 발굴된 조각상이다. 방사성 탄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 결과 3만 2천 년 전에 제작됐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연대 측정법의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제작 시점은 3만 5천 년 전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매머드 엄니로 만들어진 6㎝ 높이의 이 조각상은 가슴 부분이 커다랗게 부각돼 있는 데다가 성기로 여겨지는 부분도 두드러지게 조각돼 있어 다산이나 풍년을 기원하는 일종의 상징물로 여겨진다. 이는 이 조각상을 발견한 튀빙겐대학 니콜라스 콘라드 교수와 연구진의 설명이다 ('35,000년 전 비너스 조각상 獨서 발견돼', https://naver.me/IGJjWZCC).
사진1/홀레 펠스의 비너스 - Wikipedia
고대에 이같이 여신이 보편적이었다는 것은 여성이 출산을 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고고학자들의 일반적 인식이다. 여신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했다. 우리 조상인 동이족 여신은 중국 내몽고 홍산문화 후기(B.C. 3500~3000)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우하량 유적 그 가운데 제1지점에서 단독의 여신 신전인 '여신묘(女神廟)'( 남북 18.4~22m 미터, 동서 2~9m, 남쪽의 단독 건물은 (6 m×2.65m)에서 발견된다.
여신묘에는 흙으로 만든 여신들을 모셨다. 여신묘의 한가운데 주실(主室)에는 실제 사람의 3배에 달하는 흙으로 만든 여신상이 있었다. 서측실(西側
에는 사람 실물의 2배 크기의 여신이 있었다. 사람 실물의 1~3배의 다양한 크기의 여신 총 6~7명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주실에 있던 여신의 좌우에는 흙으로 만든 실물 크기의 곰(熊)과 새(鳥)의 상이 있었다. 곰은 채색한 아래턱 부분과 발, 새는 날개 부분과 발톱 부분만이 잔 편으로 발견되었다. 남쪽의 단독실 근처 제사 구덩이에서는 희생으로 바친 곰의 아래턱뼈가 발견되었다. 우하량 일대 적석총에서는 많은 '곰 형상의 옥기'인 옥웅룡(玉熊龍)이 발견되었다. 이런 여러 정황을 통해서 볼 때 홍산문화의 주 토템은 '곰토템'이라고 보고 있다. 홍산인은 곰을 주된 토템으로 하는 곰토템족인 것이다. 우실하 교수는 홍산인들이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웅녀족'이고 옥기를 기반으로 하는 고대국가였을 것으로 본다(우실하, ‘홍산문회 우하량 제1지점 여신묘(女神墓)’,
https://naver.me/GpCnnkdy).
그런데 홍산 여신은 복부, 유방 등을 강조하여 다산, 풍요의 여신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과 달리 밋밋한 가슴에 두 손을 모은 가부좌 자세이다. 명상하는 자세이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고도의 정신세계가 구축되어 있었다고 추정된다.
<부도지>1장에는 '천부 (天符)를 봉수(奉守)하여 선천(先天)을 계승(繼承)하였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에 근거해 동이족의 가장 오래된 경전 천부경이 이 홍산문화의 정신세계를 대변한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기원전 3000년 전 전후로 남신이 나타난다.
이때의 남신은 여신의 배우자, 또는 남자 형제, 또는 아들로 여신의 조력자나 분화된 신직을 수행한다. 이러한 여신 신화는 기원전, 3~4천 년 전이 되면 창조 과정에 남신이 등장하는 신화로 대치된다. 이때는 가축 사육과 낙농의 발달로 남성의 임신 과정에서의 역할이 보다 분명하게 이해되게 되고 이것이 신화에 반영되고 있다. 대모신은 이제 혼자가 아니라 아들이나 형제를 동반하고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는 생사를 주관하는 것은 여전히 대모신이지만 남성 조력자의 역할이 보다 분명하게 인식되며 아직까지 여신의 권능은 살아있다(Lerner, 1986:149-150). 이 단계에서 남신과 여신 간의 위계적 차별은 없다. 우리의 바리데기 신화에서 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바리데기는 “서울전승본에서는 무조신(巫祖神)이 된다고 전해진다. 무조신이 되는 전승에서는 언월도와 삼지창, 방울과 부채를 들고 앞장서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전해진다.
영남 전승본과 전설의 고향 '바리데기의 전설' 편에서도 바리데기는 십팔지옥을 다녀오며 본 인간의 고통을 보고 큰 깨우침을 얻었으며, 인간들이 죽었을 때 올바른 사후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저승을 지배하는 신이 되었다고 한다. "바리데리를 따라 아들 일곱을 데리고 이승까지 따라온 무장승의 경우 산신제의 평토제(위령제)를 받게 되었다 하니 일종의 산신으로 좌정한 것으로 보이나 확실한 직분은 나오지 않는다. 자료에 따라 마을 어귀에 세워지는 장승이 되어 평토제수(平土祭需)를 받아먹고살게 된다고도 한다. "바리공주의 아이들에 대해서는, 무장승의 일곱 아들 버전에서 일곱 아들은 “저승 시왕(열 명의 저승 판관)의 자리에 올랐다고도, 하늘에 올라 칠성신이 되었다고도 한다(‘바리공주’ https://namu.wiki/w/%EB%B0%94%EB%A6%AC%EA%B3%B5%EC%A3%BC).
바리데기 신화에서 보듯, 신직에 남신 중심의 위계적 차별은 없다. 무장승이 장승, 곧 천하대장군이 되었다는 것은 이 신화가 기원전 형성된 신화임을 말해준다. 『환단고기』에는 장승 문화가 환국 시대의 문화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리데기 신화에서 나타나는 불교적 색채는 후대에 가미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역마다 가부장제화의 경로가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기원전 3천 년 이후가 되면 가축 사육을 통해 생식에서의 수컷의 역할이 분명하게 인지되고 전쟁이 범람하는 철기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는 남성중심 사회로 변모한다. 신화에는 이러한 변화는 여신의 추락과 남신의 권위 부상으로 재현된다. ‘어머니-여성’ 여신은 격퇴되고 왕과 같은 막강한 권력을 갖는 남신들(Man-God Kings)이 나타난다. 생명의 근원은 더 이상 자궁이 아니라 음경이 된다. 여성의 음문, 유방 조각으로 여신의 권위를 나타내던 문화는 사라지고 음경 조각․기둥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그러나 여신 숭배의 오랜 관습은 일격에 격퇴되지는 않는다. 왕 또는 남신은 종래의 대모신 숭배의 관습을 자신의 권력 유지에 이롭게 활용하면서 유지시킨다(Lerner, 1986:38-43).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지혜의 여신인 메티스가 제우스를 피해 파리로 변신하나 제우스에게 먹혀 사라지고 구약에는 여신은 사라지고 ‘하나님 아버지’만 남게 된다.
3.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의 정신세계
『환단고기』 <태백일사>에는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은 천하에 두루 계시는 오제, 곧 다섯 임금의 사명을,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은 지하에 두루 계시는 다섯 성령을 주관한다고 한다(『환단고기』 태백일사 제1 太白逸史 第一 삼신오제본기 三神五帝本紀:301).
삼신은 다섯 방위의 주재자인 오제五帝를 통솔하여 저마다 그 맡은 바 사명을 두루 펴도록 명령하고, 오령五靈에게 만물 화육의 조화 작용을 열어서 공덕을 이루게 한다. 오제와 오령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아래와 같다.
"오제五帝는 흑제黑帝와 적제赤帝와 청제靑帝와 백제白帝와 황제黃帝이시다. 흑제는 겨울의 엄숙한 죽음을 주관하시고, 적제는 여름의 빛과 열기를 주관하시고, 청제는 봄의 낳고 기름을 주관하시고,
백제는 가을의 완성과 성숙을 주관하시고,
황제는 하·추 교역기에 균형과 화합을 주관하신다."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다섯 성령[오령]은 태수太水와 태화太火와 태목太木과 태금太金과 태토太土이시다.
태수는 영윤榮潤(번영과 윤택함)을 주관하시고,
태화는 용전(鎔煎, 주조)을 주관하시고,
태목은 영축(營築, 건축)을 주관하시고,
태금은 재단(裁斷, 마름질)을 주관하시고,
태토는 가종(稼種, 농사와 곡식)을 주관하신다."
천하대장군은 오제(五帝)의 사명을 주관하고 여장군은 오령을 주관한다(앞글:301).
따라서 천하대장군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 변화를 지하여장군은 살림의 번영과 윤택함, 제련ㆍ제철, 건축, 실과 옷감 짜기, 농사와 곡식 갈무리와 저장 등 일체 살림을 주관한다. 이는 우리 선조들은 마을 어귀에 천하대장군을 세워 놓음으로써 춘하추동의 변화를 주관하는 천지자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또한 이 천지자연이 우리를 보살펴 주기를 기원하였음을 말해 준다. 한편 지하여장군에게는 우리가 생계를 위해 하는 일체의 살림 활동을 원만히 이루어지게 비는 마음을 담았음을 말해 준다. 천지 순환의 섭리를 주관하는 신령한 기운을 천하대장군으로 살림 경영을 주관하는 신령한 기운은 천하여장군으로 상징하였던 것이다. 여기에는 위계적으로 절대 권능을 갖는 제우스나 하나님 아버지 같은 절대권능을 갖는 남신은 없다. 대장군과 여장군의 상보적 권능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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