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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묘한 May 30. 2024

기묘한 레시피 ep.051 & 와인 페어링

기묘한 과카몰리

그렇게 밝고 맑은 태양을 본 적이 있던가 싶다. 

멕시코 칸쿤에서의 태양은 내 인생 가장 빛나는 햇살 중 하나로 기억된다. 멕시코 사람들의 눈만큼 크고 그들의 눈빛만큼 깊고 빛나던 그 햇살은 멕시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참 닮아있다고 느껴진다.


난 늘 먹고 마시는 데 진심이지만, 멕시코 음식을 참 좋아한다. 가장 유명한 따꼬나 부리토 뿐 아니라 엔칠라다, 치미창가, 그들의 콩 요리도, 생선 요리도 참 좋아한다. 고기가 베이스인 요리가 많지만 치즈나 향신료, 향신채 등을 많이 쓰고 신선하고 풍성한 채소들을 늘 곁들이기 때문에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들은, 술을 사랑한다. :)


길거리 어딜 가나 보이던 세상 해맑게 느린 이구아나 같은 그들의 음식. 신선한 로컬 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그들의 음식을 난 사랑한다.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깊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풍성한 먹거리와 마실 거리, 그곳에는 늘 음악이 있고 웃음이 있다. 나의 식탁도 늘 그렇길. 그리고, 당신의 식탁도.


<기묘한 과카몰리>


재료: 아보카도 1개, 라임 1/2개, 적양파 1/4개, 방울토마토 4개, 고수 1/2컵, 소금 한 꼬집, 후추 한 꼬집


+ 올리브, 케이퍼베리, 옥수수콘, 청양고추, 생 할라피뇨, 크러쉬드 레드 페퍼 등을 더해도 좋다.

- 라임과 레몬은 엄연히 다른 과일이다. 한국에도 이제는 생 라임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니 꼭 라임을 쓰자.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이지만, 풍미가 완벽하게 다르다.


1. 양파를 챱하고 물에 담가 매운 기운을 뺀다.

2. 아보카도를 반을 가르고 씨를 제거한 뒤 볼에 넣고 포크로 으깬다.

  - 쳥키한 과카몰리를 원한다면 칼로 챱한다.

  - 양이 많다면 포크 대신 감자 매셔를 사용한다.

3. 라임 쥬스를 짜고 1ts을 남긴 뒤 아보카도에 더한다.

  - 늦게 더하면 브라우니쉬 아보카도를 먹게 된다.

4. 1의 양파를 체에 걸러 물기를 제거한다.

5. 방울토마토는 1/4~1/8로 자른다.

6. 고수는 챱한다.

7. 아보카도, 양파, 방울토마토, 고수, 소금, 후추를 넣고 믹스한다.

8. 서브 직전 남겨둔 라임 쥬스 1ts을 더한다.

기묘한 당근라페 (기묘한 레시피 ep.013)와 곁들여도 참 좋다. :)

기묘한 와인 페어링: 과카몰리의 주재료인 아보카도는 굉장히 버터리한 열매이다. 독특한 향도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에 여러 재료들이 섞여 새로운 맛과 향, 식감을 내는 과카몰리는 보통 기본 빵과 매칭하고 보통 브런치로 먹는 경우가 많다. 노래처럼 하는 말이지만 아침에 마시는 샴페인만큼 아찔하게 사랑스러운 일도 없다. 100% 샤르도네를 쓰는 블랑드블랑도 좋지만 샤르도네, 피노누아, 피노뮈니에가 블렌딩 된 샴페인을 추천한다. 토스트한 빵과 버터리한 아보카도,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적양파, 싱그러운 방울토마토, 알싸한 후추와 향긋한 고수, 부드러운 산미의 라임이 더해진 기묘한 과카몰리 토스트와 아주 근사한 마리아쥬를 보일 것이다. 그 프레쉬한 버블이 우아하게 올라오는 샴페인과 아침햇살 아래 한 입 베어 먹는 아보카도 토스트는 일상에서의 여행과도 같은 맛의 조합이라 확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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