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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킴 Sep 22. 2020

가을날의 상상 일기




쓸쓸한 오후였다. 

길을 걷다 무심코 고개를 드니 

눈앞에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새하얀 뭉게구름 수놓은 파란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푸르고 높은 하늘...
팔라우 바닷가 푸른 물빛을 닮았다.
심해의 짙푸른 물색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푸른 하늘... 
 

이곳...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풍경이 있다니.

자연 속에 묻혀서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속에서 

열정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이 도시인의 가슴 한 켠에 

잠시나마 무욕의 자연이 선사하는 편안함을 오롯이 간직하고 싶다.

이곳의 전부를 눈에 담아 가기라도 하려는 듯 한참 동안 사방을 둘러본다.


함께 했던 순간들이 그렇게 속절없이 흐른다. 


그리고 어둠이 짙게 내린 돌아오던 오솔길... 

드문드문 불 밝힌 풍경에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한적함이 묻어난다. 


내 집은 

어느새 그리운 이를 기다리는 외로운 여인의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밤.

갓 내린 커피 한 잔... 

커피의 신사, 탄자니아 킬리만자로를 제쳐두고 선택한 

오늘의 커피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다.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진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이 터키 속담의 강렬함은 오늘 밤만큼은 정중히 사양하고 싶다. 

커피의 맛과 향이 바리스타의 성격과 취향을 닮는 거라면

오늘의 바리스타 내가 만들어주는 커피는 부드럽고 따뜻하며 섬세하다. 


이 부드러운 커피 맛을 함께 나누고 싶은 내가 아는 모든 이들과 

따뜻한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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