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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지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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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킴 May 23. 2022

오랜만에 새벽 단상...^^


가을이 되면 저 벤치에 꼭 다시 앉아봐야지...^^ 분명 아주 근사한 세상일 거야. 상상만으로도 참 좋다...


새벽 4시 반이네... 벌써.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것도 ‘지오 생각’ 매거진에...ㅎㅎ


한동안 내가 그래도 꾸준히 써왔던 니체와의 이야기, 그 마지막을 못 쓰고 있는데...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5월도 어느새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니체와 작별을 고해야 하는데 어떻게 인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ㅎㅎ 

그의 철학적 사유에 푹 빠져서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찬찬히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본 그런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에게 많이 혼나고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 다짐하고... 그 시간이 내겐 의미가 없진 않았나 보다. 내가 이렇게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으니...





어제는 일요일... 오후에 산책도 할 겸 집을 나섰다. 이건 참 드문 일인데... 앞으로는 자주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특별한 일이 없어도 집을 나서는 풍경을 말이다. 이젠 걷기를 열심히 해보려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구석구석을 내 두 다리로 자주 많이 걸어보려 한다. 


어제 하염없이 걷다가 내 발이 닿은 곳은 롯데백화점 지하, 교보문고!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를 샀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아니 자꾸 손에 잡혀서 내려놓을 수 없었던 3권을 더 얹어서 내 장바구니에 담아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더 내리고 소파에 편하게 자리 잡고 앉아 에세이를 펼쳤다(마음이 왜 그리 설레던지 ㅎ). 

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면 늘 느끼는 거지만... 참 마음이 따스해진다. 이 마음이고 싶었나 보다.

우리네 살아가는 그 아주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내밀하고 솔직한 감정들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다가 또 눈시울이 뜨거워지다가를 반복하게 된다는...^^


그렇게 일요일 저녁을 맞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지금까지 잠 못 들고 있는 나.

이제 시간은 5시 고지를 막 넘어서고 있다.

자야 할 시간? ㅎ 누군가는 새롭게 하루를 시작할 시간일 테다. 


그냥 나도 이대로 하루를 시작할까 보다. ㅎㅎ

하고 싶은 얘기 다하려면 끝이 없을 것 같은 이 마음을 추스르는 덴 역시 시가 최고다. 백 마디 말을 몇 마디로 함축해주는 마법. 어제 아침에 다시 꺼내 읽었던 이문재 시인의 시, [어떤 경우]... 아무래도 그 시로 이 끄적임은 그만 마무리해야 할 듯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제 오후, 불현듯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를 찾아 나섰던 이유가 이 시에 있었는지도...


Happy Monday!




어떤 경우/ 이문재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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