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은 왠지 마음이 급할 것 같아 지금 나와 또 대화하기로 했다.
친한 동생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
임신을 해서 요새 면이랑 빵만 먹는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만나는 사람이 줄어들게 되고,
그들과도 각자의 인생을 사느라 점점 만나는 횟수가 적어진다.
뭐 싫고 좋다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충고랍시고 걱정할 수는 있지만,
결국 자기의 인생은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며,
타인이 나에게 그렇다고 해서 마음 쓰이진 않는다.
나도 어마어마한 애정을 가지고 타인을 바라보지는 못하니까.
할 일을 미루며 지금 현재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시간은 생각보다 고역이다.
오늘은 저녁에 마사지 예약을 해뒀다.
코로나로 두 달 넘게 가지 못하다가, 엄마도 좀이 쑤셨는지 같이 예약을 했다.
남이 내 몸을 마사지해주는 호사를 누리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
물론 돈을 지불하고 받는 서비스지만, 물건을 사는 것보다 나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준다.
내일만 일하면 긴 연휴를 보내게 된다.
석가탄신일, 노동절, 주말, 권장휴가, 어린이날까지.
푹 쉬면서 가족과 남자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방청소도 하고, 여유롭게 보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계속해서 쉬기만 한다면 이렇게 좋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그다음 날 죄책감이 든다.
무엇이든 급하거나, 너무 많이 취하면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다.
잘못 생각하고 행동했다는 것을.
사는 건 별 것 없는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많은 별것들로 채워져 있는 것 같다.
각자 그 자리에서 더 잘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다.
모두가 다르지만 결국엔 비슷하고 마지막엔 똑같은 끝을 맞이한다.
이 삶에서 나로서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하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
나와의 대화에서는 늘 많은 질문들이 존재하지만, 그만큼의 대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내가 먼 미래의 일까지 지금 바로 다 알려고 해서 그런 것일까.라는 생각을 오늘 해본다.
찰나의 부주의로 오랜 기간 걱정하는 내 모습이 아니기를.
과거의 나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위해 내가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내 삶이기에.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 클래식을 참 많이 들었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난 늘 클래식을 들으면 알 수 없는 차분함과 따뜻함, 그 온화함에 기분이 좋아진다.
아름다운 느낌.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일 수 있을까.
침묵의 가치를 알게 되는 시간이다.
주위는 분주하다.
사무실 사람들이 서로와 얘기를 하고.
나는 클래식과 함께 동떨어진 느낌이다.
동떨어져서 더 좋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말하는걸 대게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침묵하는 시간이 점점 더 좋아지는 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얘기를 나누며 즐거워하는 사람이나,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경멸할 생각은 없다.
그건 그 반대를 경멸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서로 선호하는 대로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살아가면 그만이다.
심플하게 성향이 다른 것을 가지고 누가 맞고 틀린지 시시비비를 가른다는 것만큼 시간 낭비는 없을 것 같다. 타인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간단하게. 인정하고, 나는 내 스타일로 나아가면 될 일.
페이지가 늘어날수록 한 페이지씩 내 마음을 풀어놓는 게 점점 쉬워진다.
신기하다.
대게 작은 행동인데, 하루에 큰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역시 나는 내 행동이 대변한다는 사실이 맞는 것 같다.
내 생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에서 움직인다.
내 인생에서 나는 어느 쪽 방향으로 움직여 나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