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인은 은혜를 베푼 사람이란 뜻으로,
은혜는 어떤 사람에게 베푸는 도움이나 고마운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를 스쳐 지나간 나와 관계를 맺은 모든 사람이 나의 은인이다.
좋든 싫든, 행복했든 아팠든, 그들을 통해서 지금이 내가 있게 된 거니까.
물론 그 당시에는 ‘은인’으로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
조금의 (아니면 꽤 긴) 시차를 두고는 ‘아- 그 사람이 나에게 은인이고 귀인이었네.’
라는 결론에 귀결할 때가 있었다.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지금 생각해 보면 애정을 가지고 나에게 조언을 해줬던 분들을
(물론 100% 애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정말로 혐오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분노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꽤 편협한 관점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생의 흐름 전체를 바라보는 사람은 많이 없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많이 발견하진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나를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아주 가끔은 더 생기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지만,
가끔 내 모습은 타인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 보게 된다.
10년 전의 내 모습처럼 지금 막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나는 어떤 선배인지,
이제는 완연하게 회사의 허리에 있는 직급에서,
내 모습이 팀장님이나 선후배들이 보기에 내로남불은 아닌지.
그러다 보면 내가 원했던 만큼의 아름다운 인간상은 그려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게 나인걸.
마음이 가는 만큼 타인에게 친절하고,
그런 신체적, 심적 여유가 없을 때는 적어도 나에게만은 은혜를 베풀자.
그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 나에게,
그리고 또 다른 나인 너에게,
또 따뜻한 마음을 내 방식으로 전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