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서 치아 검진도 하고 스케일링 치료도 하기 위해서
오늘 11시에 치과 예약을 해두었는데,
목감기가 아침이면 특히 증상이 심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음 주 월요일로 예약을 미뤘다.
어제 장 봐둔 게 아침에 문 바로 앞에 도착해 있다.
얼마나 편한 세상인지. 쿠팡이 이슈가 있어도, 한번 익숙해지고 편해진 것에서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습관이 인생을 만든다고 하나보다.
신선한 계란으로 스크램블을 만들어, 토스트 한 통밀빵 위에 올려 밤 스프레드를 뿌려 먹었더니 맛있다.
주위에 친구들은 플래이팅도 이쁘게 하던데, 나는 아직 그런 것들이 번거롭다.
설거지도 늘고. 혼자 있을 땐 플래이팅을 즐길 만큼 여유롭고 천천히 먹지도 않는 것 같아,
여러모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느끼긴 하는데.
사실 잘 갖춰놓고 먹으면 더 만끽하면서 먹게 되는 건 사실이니까.
올해는 좀 더 나를 집에 놀러 온 손님을 대하듯이 음식을 차려줘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새해니까. 결국 그 설거지를 내가 더 해야 한다고 해도 말이다.
집에 있을 때도 나를 대접하고, 편안하지만 아름답게 꾸미라고 유튜브에서는 말하는데,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물론 당연히 내가 나를 꾸미고 단장할 때 나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는 건 맞는데,
회사에서, 밖에서 친구를 만날 때에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느낌이라
집에서 온전히 나 혼자 있을 때에는 퉁퉁 부은 눈에, 며칠간 입은 잠옷을 계속해서 입고
나를 편안하게 대하는 것도 꽤 괜찮지 않은가.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점점 익숙해진다.
벌써 서울에서 혼자 생활한 지 7년 차에 접어들어, 집에서 내가 굳이 소리를 내지 않으면
적막한 이 고요함이 나에겐 편안한 기본값이 되었다.
체감온도가 -11도까지 내려간 지금,
이 고요하고 소중한 나만의 공간이 바깥공기와 대비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밖은 추우니까.
밖에서 만난 사람들로 내 마음이 베이기도 하고,
나도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여의도 칼바람처럼 베기도 하겠지.
그런 모든 바람들을 튼튼한 샷시로 막아,
바깥 하늘이 훤히 보이긴 하지만 요새처럼 보호받고 있는 이 기분.
추우니까.
오늘은 이렇게 집에서 따뜻하게 있자.
재활용이 쌓이는 걸 보기 힘들어하는 나는,
잠깐 콧바람 쐘 겸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러 나가겠지.
추우니까.
오늘은 이렇게 내 공간에 머물자.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