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없이 브랜딩, 정말 가능했을까?

돈없는 회사의 마케터들에게

by Gina Kim

“우리 회사는 브랜딩할 예산이 없어요. 그냥 제품만 잘 만들면 안 되나요?”
직장 생활 20년 넘게 들었던 말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그리고 마케팅을 ‘비용’으로만 보는 기업의 경우, 이런 질문은 늘 따라붙습니다.
‘브랜드는 돈 많은 대기업이 하는 거 아니야?’

오늘은 그 질문에 제가 답했던 이야기, 그리고 제가 해냈던 작은 실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1. 브랜드 없이 시작한 제품들
제가 몸담았던 어떤 회사는 ‘제품은 정말 좋은데’ 브랜드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름도 없고, 패키지에 제품명도 없이 박스만 덩그러니 있던 시절.
저는 그런 제품을 처음 받아 들고 이렇게 생각했죠.

“이걸 누가 기억해줄까?”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제품에 이름 붙이기(컨셉 만들기)

스토리 만들기

엑셀로 만든 가이드북

작은 포토상자를 활용한 연출 이미지

파워포인트로 만든 제안서


단 한 푼도 쓰지 않았지만, 브랜드의 ‘씨앗’은 분명히 뿌려졌습니다.


2. 고객이 기억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맥락’이었다
한 번은 이런 경험도 있었습니다.
SNS도 없고, 광고도 못 하던 시절이었는데도 거래처에서는 이렇게 말했죠.

“그 제품, OOO 커뮤니티에서 소개했던 것 맞죠? 기억나요.”

소비자가 기억하는 건 꼭 화려한 로고나 멋진 BI가 아니었습니다.
‘왜 이 제품이 나왔는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이 세 가지 맥락이 담기면, 그것이 곧 브랜딩이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3. 브랜딩은 예산이 아니라 ‘의도’로 시작된다
많은 돈을 들이기 전에, 먼저 생각합니다.

이 브랜드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내가 왜 이걸 하려고 하는가

이 제품을 사는 사람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브랜딩은 결국 **‘의도를 얼마나 일관되게 말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예산은 그걸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수단일 뿐이고요.


마무리하며: 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작은 시작은 '명명'입니다.
이름을 붙이고, 이유를 말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
그게 제가 배운 예산 없는 브랜딩의 첫걸음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한 명이 다 하는 중소기업 마케팅, 어떻게 버텼는가”
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김지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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