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에서 넷을 꿈꾸다.

수정란 동결기간 만료가 도래합니다

by GL

유니콘 베이비 첫째 호랑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첫 돌을 맞았다. 아기와 함께한 일 년은 정말 경이롭고 행복했다.

누워서 아무것도 할 줄도 모르던 아기는 생후 65일 차 7-8시간 통잠을 자기시작했고 3개월까지 모유를 함께 주는 혼합수유를 했는데 한 번도 게워내거나 토한 적이 없었다.

안아서도 뉘어서도 5분 안에 잠들었고 눕히면 쭉 잠도 잘 잤다. 115일에 뒤집기를 하고 한 달 뒤 되집기도 했다. 5개월에 뒤로 가기 배밀이를 했고 6개월에 스스로 앉고, 앞으로 기어가기도 했다. 대근육과 소근육 발달도 잘 되어서 11개월에 걷고 돌이 되자 뛰어다녔다. 빨대컵도 숟가락질 포크질도 연습시키지 않았는데 곧잘 해주었다.

옹알대던 소리는 6개월에 “엄마”“아빠”로 바뀌어 있었고 12개월에 2-3 단어를 이어서 말했다.(18개월에는 이미 문장으로 말을 했다.)


유니콘 베이비의 육아는 수월하기만 했다. 이렇게 아기와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으니 문득 온 가족 중에 혼자만 또래가 없을 아이가 안쓰러워졌다.

나는 형제가 없었고 남편의 형제들은 미혼인데 결혼과 출산은 언제일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혼자 외롭게 클 아기 호랑이가 안쓰러웠던 것이다.


나는 외동으로 태어나 언제나 형제자매가 있었으면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대가족에서 태어나 성장했는데 외동이니 집에서 지원도 원 없이 받고 부모님과도 친구처럼 사이가 좋았음에도 그럼에도 또래 형제가 없어서 느껴지는 외로움은 느낌이 달랐다.

성인이 되고 특히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나니 주변에 형제자매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형제자매도 다 그렇지 않을 수 있겠지만 서로 의지가 되고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그런 좋은 관계들이 주변에 많아서 더 부럽기도 했다.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면 그 슬픔을 나와 같은 무게로 느낄사람이 없겠구나 세상천지에 진짜 나 혼자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남편은 위로 누나가 있고 아래도 여동생이 있는데 자라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연년생 누나랑 너무 잘 놀고 함께 모든 걸 같이 하고 커서 유년시절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어릴 때 누나랑 동생이랑 다 같이 함께 같은 방에서 아이들끼리 잠을 잤는데 하나도 무섭지도 않고 재미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렇게 형제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던 우리 부부는 아기호랑이의 돌 무렵 (첫째에겐 미안하지만) 첫째의 의견과 상관없이 동생을 만들어주기로 결심을 했다.


결심이 서고 나니 병원에서 제왕절개 산모의 두 번째 임신은 첫째의 돌이 지나고부터 괜찮다고 했던 말과 두 살 터울 이상은 함께 놀지 않는다는 지인의 말에 둘째 결심에 조바심이 더해졌다.


남편과 나는 그렇게 또다시 임신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 또한 쉽지 않았다. 남편이 임신준비를 하자마자 하필이면 코로나에 걸린 것이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나니 노산인 나는 걱정이 앞섰다. 첫째도 시험관을 했는데 내 나이 39살에 자연임신이 가능하긴 할까?


그러던 중 남편의 핸드폰에 띠링하고 안내문자가 왔다.

“수정란 동결기간 만료가 도래합니다.”

우리는 운명적인 문자 한 통을 받고 다시 한번 시험관에 도전하기로 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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