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ghetti al sugo di pomodoro fresco
언제 비가 왔냐는 듯 거리를 걸을 때마다 물기 없는 아지랑이만이 올라옵니다.
집으로 얼른 들어가 시시때때로 찬물로 끼얹고 몸을 식혀보지만, 하루에 적어도 두어 시간은 에어컨 바람 없이는 움직이는 것이 힘들지요.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합니다.
어제는 삶은 달걀과 오이냉국을 먹었습니다.
전날엔 프렌치토스트에 양배추 샐러드를 먹었고요.
더워서 그런지 뜨거운 음식이 생각나지 않는 날들이었습니다. 오늘도 당연히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하기가 너무 싫습니다.
그렇지만 이 뜨거운 여름 건강하게 지내려면 잘 먹어야겠습니다.
오늘은 냉장고에 꺼내고 꺼내도 줄지 않는 토마토를 이용해야 합니다.
매일 아침 사과 하나에 토마토를 꺼내 먹었는데도 줄지 않습니다.
커다란 묶음으로 사다 놓은 토마토를 다 먹을 때쯤이면 옆에 옆에 집 할머니가 밭에서 따 온 토마토를 2개 때로는 1개 어떨 때는 3개도 주십니다.
확실히 노지에서 따 온 토마토는 마트에서 사 온 토마토와 비교할 수가 없지요. 부드러운 듯 단단한 토마토를 입 물면 톡 터지며 입으로 들어오는 육즙이 달큼함과 시큼함이 적정히 조합되었고, 씹으면 씹을수록 상큼해져 오는 입안의 개운함이 남다릅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사 온 토마토를 이용해 'pasta di estate', 여름 파스타를 만들까 합니다.
여름 파스타 하면 상큼한 레몬과 버터 그리고 세이지를 이용한 파스타가 있지요.
바질 그리고 볶은 잣과 파르미지아노, 마늘을 믹서에 넣고 갈아 만든 바질페스토 파스타도 있습니다.
철판에 구운 가지와 올리브 오일만으로 가볍게 볶은 파스타와 가지 페스토를 이용한 파스타도 있고요.
파프리카로 만드는 여러 가지 파스타가 있지요.
토마토 냉파스타 종류도 다양하고요.
한마디로 여름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기름지지 않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파스타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냉장고에서 잠자고 있는 토마토 7개를 꺼내 Spaghetti al sugo di pomodoro fresco를 만들겠습니다.
1. 토마토는 꼭지를 따고 반대쪽에 십자로 칼집을 넣어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꺼내 껍질을 까고 씨를 빼내어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겠으나, 집밥이니까 앞에 설명한 순서는 패스.
- 토마토는 씻어 4 등분하고 꼭지와 연결된 안쪽 하얀 부분을 제거합니다.
- 등분해 놓은 토마토는 5~6 조각으로 잘라줍니다. (예쁘게 자르지 않아도 됩니다.)
2. 적양파, 전에는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귀촌하고 마트에서 구경하기 더더욱 힘들어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요리 강습을 하기도 했었지요. 혹여라도 발견하면 품질이 좋지 않거나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매하지 못했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로컬마켓에 가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적양파를 구매할 수 있어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적양파는 보통 노란 껍질로 쌓인 양파보다 맵고 아린 맛이 약하고 단맛이 강해 생식으로 이용해 샐러드나 무침에 넣어 먹지만 저는 오늘 토마토소스에 넣어 만들려고 합니다.
- 껍질을 까고 깨끗이 씻어 반으로 가르고 채를 칩니다. 너무 얇게 썰지 않아도 됩니다.
- 다져서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3. 마늘은 다져서 사용합니다.
4. 조선호박, 파스타 재료로 쥬끼니라는 우리나라 외에서 많이 사용하는 호박의 한 종류를 사용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호박을 선택했습니다.
- 씻은 호박은 채를 썰어 놓습니다.
5. 새우, 냉장고에 새우가 있어 사용해 보았습니다.
- 물에 담가 냉동 새우를 녹이기보다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천천히 녹여 물에 씻어 사용합니다.
자 이제 재료는 모두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차가운 홍차 한잔 준비하고 불을 켜야 할 것 같습니다.
요리 시작 (소스 10분)
- 스파게티를 익힐 냄비를 준비합니다. 냄비에 물을 넣고 센 불에 올립니다. 여기에 소금을 넣습니다. 물이 ‘아! 짭짤한데.’ 싶으면 알맞게 소금을 넣은 겁니다.
- 물이 끓으면 스파게티 면을 넣어주세요. 스파게티 면에 따라 끓이는 시간이 다르겠지만, 오늘의 스파게티는 n.12라 10분 정도 삶으면 됩니다. 덜 익었다고 생각되면 더 익혀주세요. (제 주위 분들은 10분만 익히면 덜 삶아진 것 같다고 합니다.)
- 뜨겁게 달군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릅니다. 그리고 채를 친 조선호박을 볶아냅니다. 조선호박을 담았던 그릇에 볶은 조선호박을 담아 놓습니다.
- 조선호박을 볶았던 팬에 올르브 오일을 두르고 낮은 온도에서 다진 마늘을 볶아줍니다.
- 마늘에서 달달한 향이 풍기면 센 불로 올려 채를 썬 적양파를 넣고 볶아줍니다.
- 볶아진 적양파는 낮은 불에서 흐물흐물 해질 때까지 익혀줍니다.
- 적양파가 흐물흐물 해지면 센 불로 다시 올리고 썰어둔 토마토를 넣고 볶아줍니다.
- 토마토가 잘 볶아졌나요? 중불로 조절합시다. 보글보글 익어가면 토마토가 으깨지기 시작하지요. 살살 으깨면서 익혀줍니다.
- 여기에 말린 바질과 오레가노를 넣습니다. 없다면 넣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 소금, 후추로 간을 해줍니다. 너무 짜지 않게 해 주세요. 나중에 파스타를 넣고 짭짭한 면수를 넣을 겁니다.
- 토마토가 잘 으깨져 뭉근해지면 다 된 겁니다. 한 끼 분량만 남기고 그릇에 담아 식혀주세요.
- 토마토소스에 채를 썰어 볶아 놓은 조선호박과 새우를 넣어 잘 섞어 줍니다.
- 여기에 잘 삶아진 스파게티면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면수도 작은 국자로 한 국자 넣습니다.
- 잘 섞어 육수가 끈적끈적해질 때까지 조금 더 익혀줍니다. 그래야 면과 소스가 잘 어우러집니다.
- 이제 접시에 담아 먹겠습니다.
소스 만드는데 정말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참 쉽지요.
남은 토마토소스는 식혀 냉장고에 넣어 놓고 ‘구운 두부’에 올리고, ‘감자와 삶은 달걀과 채소 샐러드’에 넣어 섞을 겁니다.
혹시라도 남으면 리조또를 해 먹을까?
장수 식품 중 하나인 슈퍼푸드 토마토(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 그리고 그밖에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한 식품)와 플라보노이드와 안토시아닌이 들어있다는 적양파에 여름 제철 조선호박을 먹었으니 올여름도 건강하게 나겠지요.
내일은 뭘 해 먹을까?
미니멀라이프는 어디에? 옥수수를 사려던 건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