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 jin Nov 02. 2019

[우리가 함께한 오늘,] 기쁜 헤어짐


5분여 쉬는 시간입니다

`왁자지껄` 여기저기 쏟아지는 이야기 중,

"나는 햄스터 두 마리를 선물 받았다~"

귀여운 햄스터 자랑 틈새로~"나는 거북이 키우고 있는데~"

"나는 키우는 동물이 없는데...."라며 기운 없어 하는 아이에게


"키우는 게 아니란다. 그 생명을 소중히 보살피고 함께 한다는 책임의 약속이란다"


아~~끄덕끄덕

그 작은 고개는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도 딱히 키우는 건 없어

왜요? 우리들 있잖아요?

`피식` 순간 새어 나오는 웃음에 오버랩되는 생각들이 스친다


내가 너희들을 키운다고?

그러지 않아요? 그럼 왜 공부방을 하시나요?

초등생 다운 즉흥적인 질문 같지만... 나의 심장은 `쿵` 잠시나마 뜨거운 움직임으로 뭉클한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너희들을 키우지 않아

선생님은 헤어짐이 싫어서 키우지 않아

진짜요? 엉? 우리들도 헤어질 텐데?

.......

그렇지

그래서 키우지 않고 매일 한 시간씩 함께하고 있지

언젠가는 헤어지겠지만, 지금의 추억들을 담고 가는 이쁜 보석 상자들이 될 거니까


그때는 기쁜 헤어짐이니까


너희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키우고 있을 뿐

사랑합니다



( 2019년 10월 14일 월요일 살랑이는 가을이 노크하던 날)



Photo by Margare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