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래서, 나는?

by 단발머리 반가르마

나는 아빠가 스님인데도 절에 안 가는데,

자발적으로 절에 간다고?


나는 너무 신기해서

물어봤다


"넌 어떻게 절에 가게 됐어?"

"가면 마음도 편해지고 경치도 좋아서."


나는 절에 가면 아빠 회사의 직장 동료들에게

인사하러 가는 기분이라

세상 불편하던데 마음이 편하다니.



내가 믿어온 나 조차도 믿기 힘들어질 때,

걱정시키지 않으려 혼자 끙끙 앓아오던 것들이 감당하기 벅찰 때,

어떠한 형태의 나라도 비난하지 않을 절대적 존재를 만들어 의지하고 싶어진다.


법당에 앉아 부처님 상을 우러러보며,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말들은

절박함 또는 내가 잊고 있던 본질이겠지.

그거 하나면 되었는데

너무 욕심을 부렸다거나

방향을 잃었다거나.


내가 원하던 건

고작 이것뿐이었는데

나를 너무 몰아세웠구나.


나를 알아채는 것만으로도

조급했던 마음도 복잡했던 머리도 가벼워지니,


가는 길마저 힐링이겠구나.



다음을 생각할 때마다

가장 어려운 이슈는 '나'인 것 같다.


회사에선 남 탓으로 돌리면 그만인데,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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