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아파트
초등학교 땐가?
그날은 휴일이었는지
늦장을 부리고 있었는데
거실의 그릇이 다라라락 떨릴 정도로
지진이.
엄마는 빨리 밖에 나가야 된다며
옷을 입으라고 했고,
동생과 나는
머리를 감고 나가야 한다며
샤워기를 틀었을 때
지진이 멈췄다.
또 한 번은
가족끼리 저녁을 먹고 있을 때였다.
아빠는
우리가 산 집 중에 제일 높은 층에
머리털 나고 제일 넓은 집이라며 좋아했고,
엄마도
동생과 나, 각자 방을 줄 수 있어 소원을 이뤘다고 했다.
이사 첫날 저녁,
자축파티로 회를 먹고 있었는데
건물이 휘어지는 듯한
느낌이.
아빠가
다 식탁 밑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이게 맞나(?) 싶은 어색한 동작 이후
지진이 멈췄고,
"저희 아파트에서는 내진 설계가 되어있어 안심하셔도 됩니다!"
쩌렁쩌렁하게 옆의 아파트까지
관리소 안내가 울렸다.
큰 브랜드 아파트들 사이에서
주공만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