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은 왜 숨어서만 일할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곧 나를 키우는 일.

by 어쩌다현모양처

1학년 적응기를 보내고 2학년이 된 큰아이.

받아쓰기 시험을 준비하면서 나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기대를 아이의 수준보다 조금 높게 설정할 수 있을까? 내 아이에게 맞지 않는 눈높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그동안 아이와 함께 하면서 배웠다. 그러나 마주하는 상황은 늘 새롭다. 아이는 멈춰있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까. 그 성장에 맞춰서 눈높이를 달리 해야만 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본다. 받아쓰기 시험 때 떨리던 기억, 100점을 받고 기뻐서 펄쩍 뛰던 기억, 그리고 100점을 받지 못해 울던 기억까지. 그때의 나도, 지금의 아이도 결국 같은 마음이겠지. ‘잘하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로 노력하는 거니까.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아이에게 가르쳐야만 했다.


나는 아이 옆에서 천천히 급수표를 읽어주었다. 받침이 어려운 단어는 이유를 설명해 주며, 같이 읽고, 써보고, 따라 하게 했다. 흥미가 떨어질 땐 일부러 오두방정을 떨어서 웃음을 이끌어냈다. 며칠을 그렇게 반복했다.


그리고 드디어 첫 번째 시험. 100점을 맞은 아이는 두 볼이 빨개지도록 자랑을 했다.


“엄마, 나 100점 맞았어!”


그 순간, 나도 같이 웃었다.

두 번째 시험도 마찬가지였다.


“엄마, 나 또 100점 맞았어. 오늘은 치킨 먹자!”

“그래, 오늘은 치킨이다.”


그렇게 한 달에 세 번씩 치킨을 먹으며 우리는 웃었다. 적절한 기대치가 아이에게 잘 전달되고 있음에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 다 알아. 안 해도 돼.”


나는 알았다. 이건 아이가 ‘노력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울 기회라는 걸. 결과는 빵점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울먹이며 말했다.


“엄마, 나 다 틀렸어. 진짜 다 틀렸어.”


나는 아이를 안아주며 말했다.


“유준아,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는 오지 않아. 오늘은 공부보다 더 중요한 걸 배운 거야.”


그날 이후, 아이는 스스로 받아쓰기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결과보다 과정을 믿는 법을 조금씩 배우는 듯했다.


둘째도 2학년이 되었다.


“엄마, 나 100점 맞고 싶어. 내가 어떻게 해야 돼?”


나는 천천히 방법을 알려줬고, 아이는 묵묵히 따라왔다. 시험 날,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나 100점 맞았어! 나 잘했지?”

“그럼~ 얼마나 연습했는지 엄마는 다 알지.”


아이를 키운다는 건 곧 나를 키우는 일이다. 나의 미숙함이 곧 미숙한 가르침으로 이어지기에, 나는 여전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배우며 나를 다듬는다.


10년 전에는 ‘노력’이 눈에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노력은 눈에 보이진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아니라 ‘내면의 단단함’으로 남는다는 걸. 지금의 나는 과거보다 더 단단해졌고, 앞으로의 나는 지금보다 더 깊어질 것이다. 태풍에 흔들릴지언정, 뿌리가 뽑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확신으로 오늘도 나를 키운다.








<당신에게 전하는 내 작은 진심>


오늘 하루도 마음이 버거웠나요?


아이와의 관계, 배우자와의 관계, 혹은 직장에서의 관계 속에서 조금은 지쳐있는 하루였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오늘만큼은 스스로를 다그치지 말고, 그저 잘 버틴 나를 토닥여 주세요. 그리고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것. 그 경계를 분명히 하는 순간, 조금은 가벼워질 거예요.


노력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건 당신 안에서 자라나고 있으니까요.


오늘 전하는 저의 이야기가 정답이 될 수는 없어요. 저의 이야기에 마음이 조금 일렁인다면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키우는 당신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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