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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ul 04. 2024

아직도 나를 설득해야 할 일이?

주민센터 일본어강좌 입성

졸저 <쉰, 아직도 나를 설득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었다>의 첫 꼭지도 '서울시 50+재단'을 기웃거리고 있는 자신을 당황스러워하는 여자의 이야기였다. 오십이라는 물리적 나이를, 그보다는 젊은 심적 나이의 여자는 설득하고 설득당하려고 했다. 여자는 두 나이 사이의 괴리를 좁혀서 자기 기만하는 우스꽝스러운 노인으로 늙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다. 


동네주민센터에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아직도 설득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음을 깨달았다. 


동네주민센터의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기 시작한 건 집 책장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난 후였다. 책장은 정리했지만 십 년 넘게 이어오는 인문학 세미나와 몇 년 전 시작한 독서토론수업으로 책은 계속 필요했다. 가능한한 빌려서 읽으려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출입하기 시작했다. 일본어 원어민 강좌는 일주일에 한두 번 상호대차로 빌린 책을 가져오고 반납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눈에 띈 프로그램이다. 마침 새로 개설된 강좌로 나같은 초심자도 들어갈 자리가 남아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주민센터의 어학 프로그램은 대기자가 수십 명이다. 혹시라도 등록기간을 깜박하는 경우에는 대기자들이 바로 치고 들어온다.


이번 클래스에서도 나는 여전히 어린 축에 속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과거 50+의 전자출판과정 클래스 때와는 달리 나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는 금방 문제가 아닌 게 되었다. 그동안 좀 성숙해진 것일까, 아니다, 멋진 언니님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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