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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니 Sep 24. 2023

미라클 모닝, 나는 왜 졸릴까? (2/3)

일주기 리듬의 관점



저번 글에서는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게 된 이유, 그리고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에 대해 적었다.

내가 왜 그런 문제를 겪게 되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탐구해보았다.




생체리듬의 문제라면?

무엇이 문제일지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아침형, 저녁형 인간으로 구분하던 게 가장 먼저 생각났다. 특히 아주 어렸을 때부터 듣던 말이다.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 야행성, 심지어 올빼미족이란 말도 있었다. 이런 유형구분은 결국 개인의 생체리듬, 일주기 리듬이랑 연관되어 있다.


그다음으로 떠오른 건 그냥 절대적인 수면의 양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는 일찍 잠드는 게 어려운데, 일찍 일어나고 싶어 하니까. 결국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어서 수면이 부족한 것이다. 이것 역시도 일찍 잠드는 게 어려운 이유와 연관 있으니 생체리듬 문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출처: https://www.sleepnet.or.kr/sleep/normal

생체리듬(biological rhythm)은 생체시계에 의해 작동하는데 특정한 주기에 따라 신체의 여러 기능들을 조절한다. 그 중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은 24시간 주기로 작동하는 생체리듬이다.



생체리듬의 유전적 요인

생체리듬과 일주기 리듬에 대해 알아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이것조차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이었다.

다음과 같은 연구들에서 특정 유전자들이 생체리듬을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PER3 유전자의 길이 연구 (2013)
이 연구에 따르면 PER3 유전자의 길이에 따라 아침형과 저녁형이 나뉜다고 한다. 이 유전자의 길이가 길면 아침형이 되고, 길이가 짧으면 저녁형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PER3의 영향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초파리의 80여 개 유전자 연구 (2015)
해당 연구에서는 80여 개의 유전자가 생체리듬을 결정짓는다고 한다. RNA 염기순서결정법으로 초파리의 유전자를 해독했을 때, 2~3개의 유전자가 아니라 다수의 유전자가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밝혀냈다.

     생체리듬과 성격형성 연구 (2014)
이 연구에서는 생체리듬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작용들을 말해주고 있다. 불면과 식용부진,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생체리듬과 안 맞는 시간대에는 정직성이 낮아지고 비도덕적 행동을 할 확률이 올라간다.


결론적으로, 생체리듬은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 또한, 생체리듬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여러 부작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리듬을 알고 그에 맞추어 생활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일주기 리듬에 따른 구분   

아침형과 저녁형은 어떻게 구분될까?

찾아보니 보는 관점에 따라 조금씩 구분이 다르다. 80~90%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좀 더 적응이 어려울 경우에는 완전한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것보다도 더 극단적이라면 그건 일주기리듬 수면각성장애에 해당한다.


통상적으로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을 아침형, 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사람을 저녁형이라고 부른다. 새벽까지 활동하는 사람은 야행성이나 올빼미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좀 더 명확하게 기상시간으로 구분하자면, 오전 6시를 기준으로 2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면 아침형, 2시간 정도 늦게 일어나면 저녁형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면 대부분 저녁형이 나올 것 같다…


의학적으로는 수면 시간으로 인해 문제를 겪을 때, 일주기리듬 수면각성장애로 진단한다. 뒤처진 수면 위상형, 앞당겨진 수면 위상형, 불규칙한 수면 각성형, 비 24시간 수면-각성형 등으로 구분한다.


그냥 스스로가 집중이 잘되는 시간으로도 구분해 볼 수 있다. 오전 4시 ~ 8시 사이에 집중이 잘되면 아침형, 오후 10시 ~ 새벽 2시 사이에 집중이 잘되면 저녁형이다. 중간 정도라면 그냥 혼합형으로 볼 수 있다.



아침형/저녁형 인간의 차이

출처: https://www.sleepnet.or.kr/sleep/normal

사람의 하루는 생체 시계의 각성신호에 따라 좌우된다. 아침형 인간은 아침에 각성효과를 높이는 코르티솔의 분비와 저녁에 잠이 오게 하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3시간 정도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저녁형 인간은 그 반대다. 호르몬의 분비가 3시간 정도 느리다. 게다가 저녁형 인간은 생리학적으로 아침에 코르티솔 분비가 적다. 따라서 오전 시간에 잠이 안 깨고 계속 피곤하거나 몽롱할 수 있다.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인의 일주기 리듬에 따라서 시간대별 IQ에도 차이가 생긴다. 아침형 인간은 저녁보다 아침에 IQ가 더 높게 나오고, 저녁형 인간은 아침보다 저녁에 IQ가 더 높게 나온다. 이 차이는 6점 정도 된다고 하는데, IQ를 이 정도 올리려면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대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재밌는 점은 어떤 유형이 더 창의적인지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저녁형 인간이 더 창의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보통 사람들이 일과시간에는 주의를 집중하고, 일과가 모두 끝난 이후에 더 편안한 상태에서 창의력을 발휘한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시간대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침형 인간은 일과가 끝난 저녁에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저녁형 인간은 할 일을 다 마친 새벽 시간에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


이러한 차이점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적 활동은 아침형 인간의 시간대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문제다. 저녁형 인간은 사회적 시차를 겪을 수밖에 없다. 아침 시간에는 각성 정도가 낮기 때문에 비몽사몽이고, 인지적 능력이 떨어진다. 밤에는 늦은 시간까지 잠이 오지 않지만, 학교나 회사에 가려면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런 상황들은 결국 수면부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저녁형 인간은 생활패턴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사람은 혼합형이거나 극단적이지 않은 아침형/저녁형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런 생활패턴은 개인의 선호나 취향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나이에 따라서도 변화가 생긴다. 보통 어릴 때는 아침형이고, 청소년기에는 저녁형으로 바뀐다. 이후에는 사회생활을 하며 점점 혼합형이 되다가 나이가 들면 다시 아침형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구분과 차이를 보았을 때, 나는 저녁형에 가까운 사람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저녁형 사이클에 맞게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어떤 생활패턴을 가져야 효율적으로 지낼 수 있을까?

다음 글에서 그 방법을 다시 생각해보겠다.




여러분은 어떤 유형에 속하시나요?

잘못된 정보나 다른 의견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참고자료

손기훈·정수영·김경진, 생체리듬과 신경내분비 시스템, Endocrinol Metab 25(4):249-257 (2010.12)

동아사이언스, 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 유전자 80여 개가 결정 (2015.05.17)

대한수면연구학회, 정상수면, https://www.sleepnet.or.kr/sleep/normal

국립정신건강센터, 일주기리듬 수면각성장애, 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56

Psychology Today, Are You a Morning or an Evening Person? (2017.03.09)

의학채널 비온뒤, ‘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대한수면학회와 함께하는 꿀잠이야기 (삼성서울병원 주은연 교수(아침형)&이대서울병원 조규호 교수(저녁형),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원철 교수), https://www.youtube.com/live/ifkOipuSL-g?si=vGUI8BWA0xquttdC (2020.11.05)

사피엔스 스튜디오, (30분) 나는 아침형 인간일까, 저녁형 인간일까? 나를 위한 수면법 알려드립니다 | 사피특강, https://youtu.be/KKrySEvMlFU?si=YENbgFVDxNCYyS1N (2023.06.14)

Time of Day, Intellectual Performance, and Behavioral Problems in Morning Versus Evening Type Adolescents: Is There a Synchrony Effect?, Pers Individ Dif. 2007 Feb; 42(3): 431–440.

Wieth, M., & Zacks, R. Time of day effects on problem solving: When the non-optimal is optimal. Thinking & Reasoning, 17(4), 387–40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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