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인 곳에서, 겨우

어떤 자세로, 어디를 향하여

by 조이아


간간이 즐거운 한 때를 보냈지만, 개인적인 건강이 엉망진창인 10월이었다. 몸이 늘어짐에 따라 마음도 약해졌고 먹은 약은 다시 내 속을 상하게 했다. 통 기운을 낼 수 없던 날들이 달이 차고 기울어가며 지나가는가 했는데, 10월 말 전해 들은 뉴스는 또다시 세상에 대해 진저리 치게 한다.


이번 가을엔 수업 시간에 동일한 화제를 다룬 관점이 다른 글을 비교해 읽었다. 같은 관점의 형식이 다른 시를 읽었다. 그러면서 도시의 야간조명의 아름다움과 이로운 점, 경제적 효과에 대해 알았다. 야간의 인공 불빛이 생태계의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피해에 대해서도 배웠다. 이런 다른 시각을 견주어보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 보았다. 이 활동을 통해 글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된다는 요점을 전하면서 덧붙였다. 우리에게 이번 배움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말하고 싶다고. 참사인지 사고인지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갖자고.

각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뉴스의 소용돌이에서 자기만의 시각을 갖는 연습을 우리는 한 것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이런 것이었다. 학생들이 받아들이게 될 정보를 따지고 살펴 자기 관점을 세울 것을 강조하기.


취소되려나 연기되려나 싶던 아이의 현장체험학습은 예정대로 실시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김밥을 싸면서,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들으며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했을 가족들의 마음을 떠올렸다. 우리가, 국민이 바라는 게 그리 엄청난 게 아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겨우 했다. 비극이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가운데 어른으로 서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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