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세계를 넓히는 독서팟캐스트, 책읽아웃

책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by 조이아

‘도도도 미미미 파파파 솔솔라솔’의 음으로 ‘책키라웃 책키라웃 책키라웃 책키라아웃, 책키라웃 책키라웃 책키라웃 책! 책읽아웃’하는 노래를 우리 집에 사는 사람들은 다 따라 할 수 있다.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Check it out’, 한글로는 책을 읽고 살펴보자는 의미인 ‘책읽아웃’은 예스24가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이다. 인터넷서점에서 만들고, 제목에 있는 ‘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팟캐스트는 책을 주제로 한 방송으로, 구독하고 업로드되는 날 출퇴근길에 즐겨 듣는 팟캐스트이다.


‘책읽아웃’은 김하나, 오은이라는 두 진행자를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둘이 같이 진행하는 게 아니라, 그 진행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다르게 만들어져 격주마다 방송된다. 청취자들은 일주일에 두 편의 방송을 들을 수 있는데 이번 주에 김하나 작가의 방송을 들었다면, 다음 주에는 오은 시인의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식이다. 목요일에는 저자를 초대하여 인터뷰하는 방송이고, 금요일에는 세 명의 진행자가 책을 한 권씩 추천하는 내용의 방송이 업로드된다.

먼저 김하나 작가 편을 설명하겠다. 카피라이터였고, <힘빼기의 기술>, <15도>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김하나 작가가 저자 인터뷰를 하는 방송의 이름은 ‘김하나의 측면돌파’이다. ‘정면돌파’가 아닌 ‘측면돌파’라는 단어는 김하나 작가의 동거인이자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공저자인 황선우 작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어떤 문제를 정면으로 부딪쳐 해결한다기보다는 옆에서 살살 건드려보고 전체를 알아가려는 느낌이 든다. 김하나 작가는 한 저자를 만나기 위해 그 저자가 쓴 모든 전작을 읽고 방송을 준비한다고 한다. 그렇게 준비하는 만큼 저자에게 신중한 질문을 던지고, 저자의 답변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대화를 이끌어나간다. 덕분에 한 시간 분량의 방송을 들으면, 그 작가와 그의 세계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 수 있다. 이 방송에는 ‘스피드 퀴즈’라는 코너가 난데없이 등장하는데, O/X로 답하거나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짧은 질문을 통해 저자를 더 잘 알 수 있게 해 준다. 저자와의 만남이 끝난 후, 김하나 작가가 정리해주는 세 단어는 방송의 백미이다. “오늘의 만남은 이렇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하고 세 단어를 말하는 것인데, 지난봄 국제도서전 때 정세랑 작가, 이슬아 작가, 오은 시인과의 공개방송 마무리를 잊을 수 없다. “출판계의 문익점, 청호반새, 노브라.”

금요일에 올라오는 책 소개 방송의 이름은 ‘삼천포 책방’이다. 진행자는 김하나 작가인 ‘톨콩’, 예스24의 기자인 ‘단호박’과 ‘그냥’이다. ‘톨콩’은 <반지의 제왕>의 작가 이름인 톨킨에서 따왔으며, ‘단호박’은 단호함 혹은 단순하고 쿨한 성격이 매력적인 다재다능한 인물로 셋 중에서 가장 젊고 최근 방송에서는 그날의 음악을 담당하고 있다. ‘그냥’님은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천의 목소리를 자랑하는 방송작가로 신나는 효과음을 내 ‘삼천포 책방’에 활력을 준다. 이 방송은 제목답게 책 이야기로 시작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특징으로, 매회 새로운 주제로 진행자마다 한 권씩 책을 골라 소개한다. 문학뿐만 아니라 경제, 트렌드, 동물권, 장애,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다루며, 최근 방송에서는 ‘벽돌 한 장을 쌓는 마음으로’라는 주제 아래, 김하나 작가가 공저로 참여한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를 소개해 동물의 권리에 대해 다루었다. '톨콩', '그냥' 두 진행자가 고양이 집사인 만큼 동물에 대한 책이 나오면 듣던 사람도 눈물을 참을 수 없을 만큼 절절한 내용이 나오곤 한다.


다음은 오은 시인 편이다. <나는 이름이 있었다>라는 시집으로 최근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저자를 인터뷰하는 방송은 ‘오은의 옹기종기’로, 옹기처럼 소박하고 종기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소개로 시작한다. <너랑 나랑 노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등의 시집을 낸 오은 시인은 ‘오린이(오은어린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 같은 시인이다. 말투나 발음도 어린이처럼 귀에 쏙쏙 박히게 말하는 편으로, 차분한 저음과 정확한 발음으로 진행하는 김하나 작가와는 방송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어떤 청취자들은 귀에 거슬린다는 반응도 보이지만, 오은 시인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 시인은 자신을 낮추면서 초대한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 방송에는 말미에 세 가지 질문을 작가에게 던지는데, 단 한 권 영업하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자신의 책이 딱 한 권 있을 때 누구에게 주고 싶은지, 다시 태어나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묻는다. 다양한 분야의 저자를 초대하는데 소설가, 변호사, 만화가, 편집자, 사회학자, ‘브로콜리너마저’의 뮤지션, 최근에는 <똥시집>을 쓴 그림책 작가 등 책을 통해 세상을 두루 살필 수 있는 다채로운 내용을 다룬다. 하지만 시인의 진행을 더욱 빛나게 하는 저자들은 단연코 시인일 것이다. 김민정 시인, 김현 시인, 김소연 시인 등이 출연한 방송이 모두 빛났지만, 올해 그리핀 상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의 방송은 삶에 대한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듣는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오은 시인은 ‘불현듯’이라는 이름으로 ‘프랑소와 엄’, ‘캘리’와 함께 ‘어떤 책임’을 진행한다. 책임감을 갖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방송을 콘셉트로 ‘삼천포 책방’과 같이 진행자마다 주제에 맞는 한 권의 책을 소개한다. 최근에는 ‘자신감을 잃은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주제였다. ‘프랑소와 엄’, 엄지혜 작가는 예스24에서 작가들을 인터뷰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들로 <태도의 말들>이라는 책을 냈다. 워킹맘인 엄 작가는 가끔씩 그림책을 소개하는데 <민들레는 민들레>를 소개하던 방송은 듣는 이에게 순수한 감동을 주었고, 그가 소개하는 그림책마다 감동을 줄 책임을 확신하며 읽고 싶어 진다. ‘캘리’님의 책소개를 듣다보면 그 책을 향한 애정이 느껴져서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는데, 진심과 다정함이 목소리에서 다 묻어난다. ‘어떤책임’은 ‘삼천포 책방’처럼 신나거나 ‘그냥’ 의 효과음은 없지만, 세 진행자가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방송을 듣다 보면, 듣는 사람 또한 순해지고 다정해지는 효과가 있다.


‘책읽아웃’을 들을 수 있는 경로는 다음과 같다. ‘팟캐스트’, ‘팟빵’,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책읽아웃’을 검색하여 듣거나 유튜브의 ‘예스TV’ 채널로는 저자와의 인터뷰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예스24가 만드는 웹진 ‘채널예스’ 에는 방송 내용과 함께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링크와 추천 도서를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연결되어 있다. 팟캐스트 순위를 살펴보니 현재 ‘예술’ 분야에서는 2위(1위는 부동의 TED이다.), 전체 카테고리에서는 17위를 하고 있다. TED와 정규 뉴스, 라디오를 제외하고 따져본다면 꽤 인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만 골라 읽거나 특정 분야의 도서만 읽는 경향이 있다. 책 팟캐스트를 듣다 보면 모르던 작가를 만날 수 있고, 다른 분야의 책을 넘나들 수 있다. 나만의 책 리스트를 만들 때 훨씬 더 넓고 깊은 책 지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읽으면 주제도 풍성해지고 사고 또한 확장시킬 수 있는데, 방송을 들으면 독서모임을 하지 않아도 독서모임을 한 것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책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책읽아웃’과 함께 자신의 독서 세계를 확장시켜 보자.

이른 아침 햇살 같은 책읽아웃



* 중학생들과 '설명하는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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